[프로농구]문경은 3점 쐐기골로 대우 제압…스트릭랜드 불굴 투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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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차가운 겨울비가 쉴새없이 흩뿌린 25일 부천실내체육관. 농구팬들은 그곳에서 농구가 아닌 눈물과 감동의 드라마를 지켜보았다.

지난 23일 나산과의 경기도중 앞니 4개의 치조골이 내려앉는 중상을 입고 출전조차 불투명했던 삼성의 용병센터 존 스트릭랜드. 진통제를 맞고 코트에 나선 스트릭랜드의 용솟음치는 투혼앞에 대우의 '젊은 사자들' 도 끝내 무릎을 꿇었다.

31득점.12리바운드. 96 - 92, 삼성이 4점차의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6승1패로 선두를 지킨 이날의 경기뒤 스트릭랜드의 얼굴은 눈물범벅이었다.

스트릭랜드는 경기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나 자신이 자랑스럽고 삼성의 선수라는 점이 더욱 자랑스럽다" 며 동료 문경은 (36점) 을 번쩍 안아올리며 특유의 천진스런 웃음을 지어보였다.

4쿼터 1분만에 대우가 79 - 69로 리드, 승부는 완전히 기우는 듯했다.

삼성은 스트릭랜드가 4파울에 몰렸고 대우는 여기서 승부를 가를 기세였다.

바로 이때, 삼성 선수들은 고통으로 일그러진 스트릭랜드의 표정을 읽었고 움직임이 달라졌다.

문경은.김승기가 불끈 힘을 짜내 연속 7점을 빼내면서 79 - 76으로 스코어가 좁혀지자 스트릭랜드는 두차례 연속 왼쪽 골밑을 파헤쳐 80 - 79로 뒤집었다.

대우가 6분쯤 88 - 83으로 다시 한번 밀렸지만 주도권은 이미 삼성으로 기운 후였다.

문경은.숀 이스트윅의 연속골이 터지며 7분쯤 90 - 90으로 다시 동점. 여기서 김현준 감독대행의 화려한 멤버교체가 빛을 발했다.

대우의 공격선봉 케이투 데이비스를 막던 김희선이 종료 1분30초를 남기고 5파울로 아웃당하자 즉시 허영을 투입, 허영은 데이비스의 볼을 가로채 문경은의 결승 3점포를 어시스트했다.

스트릭랜드의 투혼에 감동한 승리의 여신도 삼성을 편들었다.

대우의 데이비스가 던진 3점슛이 종료 9초전 삼성의 림을 통과했지만 계시기의 오동작으로 버저가 울리며 노카운트로 판정됐다.

대우 벤치는 거세게 항의했으나 승부를 뒤집을 수는 없었다.

허진석 기자

▶부천실내체

삼성 (6승1패)22 25 20 29 96

대우 (4승3패)25 24 27 16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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