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 녹취·분석에서 ‘빛’ 찾는다…160개 기업 ‘콜 모니터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4면

이 회사 재무팀에서 일하는 최예진(25)씨는 대학 때부터 중소기업을 노렸다. 다양한 업무를 접하고 실력을 쌓을 기회를 갖기 위해서였다. 그는 경영학을 전공했다. 지난해 졸업 후 중소기업 3~4곳에 지원했다. 일부는 내키지 않아 스스로 포기하고 일부는 떨어졌다고 한다. 그러다 취업 사이트에서 루키스를 알게 됐다. 회사 홈페이지뿐 아니라 직원 블로그까지 살펴봤다. ‘이곳이다’ 싶었다. 원서를 냈고, 지난해 5월 입사했다. 그는 “블로그에 가족적인 분위기의 사진이 많아 따뜻한 회사라 생각했다”며 “대기업 못지않은 복지제도도 눈길을 끌었다”고 말했다.


음성 녹취시장 선두 주자

루키스는 금융회사에서 일하던 김종성(54) 사장과 김종선(51) 전무가 1999년 3월 설립했다. 외환위기로 다니던 회사를 그만둬야 했던 김 사장은 취직보다는 ‘내 사업을 해보자’ 결심하고 분야별로 시장성을 검토한 뒤 ‘콜 모니터링’에 뛰어들었다. 미국 머콤(Mercom)과 기술 제휴를 통해 콜 모니터링 솔루션인 오디오 로그(Audiolog)를 도입해 사업을 시작했다. 오디오 로그는 녹취와 분석 작업을 하는 소프트웨어·기기의 통합 솔루션이다. 한양대·광운대 등 대학 연구소와도 제휴해 기술 기반을 넓혔다.

루키스는 음성인식, 네트워크 관련 분야의 기술력을 인정받아 2006년 중소기업청의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에 선정됐고 지난해에는 대한상공회의소가 주관하는 기업혁신대상에서 지식경제부 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경영지원본부 소태수 이사는 “콜 모니터링 분야에서는 시장 점유율 45%로 1위”라며 “콜 모니터링은 최근 단순한 녹취와 통화내역 분석에서 더 나아가 콜센터 업무 성과 평가, 상담원 평가, 고객 관리 수단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루키스는 현재 은행·보험·카드사와 공공기관 등 160여 곳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다양한 채용방식

수시와 공채를 병행한다. 수시 채용은 회사 홈페이지(www.lucis.co.kr)를 통해서 한다. 공채는 주로 하반기에 캠퍼스 리쿠르팅이나 신문 공고를 통해 진행한다. 올해는 5~10명 정도를 뽑을 예정이다. 대학과 연계한 인턴 제도를 통해 뽑기도 한다.

루키스는 크게 경영지원본부, 영업본부, 기업 부설 연구소, 고객지원본부로 구성돼 있으며 기술 분야는 정보통신 분야 전공자를 우대한다. 경영지원 부분 등은 전공에 제한이 없다. 급여는 대졸 신입사원의 경우 연봉 2100만원을 기본으로 업적에 따라 성과급이 지급된다. 소태수 이사는 “초봉은 대기업에 비해 많지 않지만 직급이 올라갈수록 급여 상승 폭이 크다”고 말했다. 기본 승진 연한은사원에서 대리가 3년, 대리→과장 3년이다. 주5일 근무를 하며 서울 여의도 본사와 부산·대전·광주지사, 네 곳의 사업장에 근무한다. 사원 교육을 위해 ‘루키스 유니버시티’라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학점제로 운영되는 이 프로그램은 온·오프 라인을 통해 직무·교양·리더십 분야를 공부한다. 이와 별도로 외국어 학습을 위한 학원비도 지원한다. 토익 말하기 테스트는 과장 승진 기본 요건이다.

사내 벤처 설립도

루키스는 올 3월 사내 벤처기업으로 ㈜온푸른을 설립했다. 각종 미용정보 제공을 하는 회사로 사내 제안 제도를 통해 만들어졌다. 대리급이었던 제안자는 지금 회사의 대표(이승훈·32)로 일하고 있다. 김종성 사장은 “사업 영역 확대와 함께 사내 유능한 인재에게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루키스는 ‘사내 제안 제도’를 통해 직원들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실제 업무에 적용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 창출로 연결시키고 있다. 본인의 업무와 관련된 작은 아이디어부터 사업 전반에 걸친 아이디어까지 제한이 없다. 아이디어 제안 활성화를 위해 제안자에게는 일정액의 포상금을 지급한다. 연말에는 우수 제안자와 다(多) 제안자를 시상하며, 우수 제안자는 승진 시 인센티브도 준다.

대기업 못지않은 복지

고용보험·국민연금 같은 4대 보험에 모두 가입돼 있으며 회사에서 단체 상해보험에 가입해 근무 및 일상생활에서의 상해에 대한 진료를 보장한다. 사내 근로복지기금을 통해 1인당 연간 50만원 한도에서 도서 구입, 영화 감상 등 문화생활비를 지원해 주며 휴가 기간에는 회사 콘도도 이용할 수 있다. 전 사원 대상으로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실시한다.

이 외 경조휴가 및 경조금 지급, 사내 도서관 운영, 전 임직원 생일파티 및 결혼기념일 선물 증정 행사도 한다. 임직원 대출 제도도 운영하고 있으며 축구, 볼링, 등산, 스노보드 동호회 등 다양한 동호회가 조직돼 있고 회사에서 활동비를 지원한다.  

글=염태정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인재 채용은… 김종성 사장

열정·책임감 가장 중요
나머지는 배우면 된다

김종성(사진) 사장은 루키스 직원의 제1 요건으로 열정과 책임감을 강조했다. 그 두 가지만 갖추고 있으면 다른 필요한 능력은 업무와 교육을 통해 얼마든지 배워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원하는 인재상은.

“지치지 않는 열정과 도전정신을 가진 인재다. 중소기업이라는 인식과 틀을 깨고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 회사를 함께 키워나갈 사람이다. 대표로서 나도 직원들에게 ‘비전을 가지고 평생을 일할 회사’라는 자긍심을 심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직원 선발 방식은.

“서류전형을 거쳐 인·적성 검사와 면접을 거친다. 면접은 실무진과 임원진 두 단계다. 이 중 면접이 가장 중요하다. 면접에서는 기본적인 지식과 함께 열정과 자신감을 주로 살핀다.”

-직장의 안정성, 대외적인 이미지 때문에 중소기업에서 일하기를 꺼리는 경우가 많은데.

“회사를 설립한 지 10년이 넘었다. 새로 사업을 시작할 때 3년을 넘기는 것이 고비라고 하는데 이미 3년을 세 번이나 넘겼다. 회사 매출도 꾸준히 늘고 있다. 콜 모니터링 분야는 지금 단순한 녹취 수준을 넘어 고객 패턴 분석 등 고급 기능을 갖춘 프로그램과 기기가 개발되고 있고 기업의 수요도 증가하고 있어 향후 전망이 밝다. 마이크로소프트(MS)나 구글도 처음부터 대기업은 아니었다.”

-향후 계획은.

“지금은 매출액의 대부분이 보이스 레코딩(녹취) 분야에서 나오지만 IP서베일런스(실시간 영상 감시 및 분석 솔루션), 유비쿼터스 센서 네트워크(위치인식·감지 센서·생체정보 측정) 분야로 확대 중이다. 최근 미용 정보 분야에도 진출했다. 지난 10년은 국내 IT기업에 머물렀지만 향후 10년은 글로벌 IT기업으로 발전하는 것이 목표다.”

-중소기업치고는 다양한 복지 제도를 운영하는데.

“직원들이 즐겁고 편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결과적으로 업무 효율을 높이는 것이다. 회사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서 복리후생 제도 마련에 힘을 썼다. 과거 금융사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복지 제도를 만들었기에 대기업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한다.”

염태정 기자



중소기업면에 소개된 기업은 중소기업중앙회와 인크루트의 추천을 받아 선정된 곳입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