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여행사 '온누리' 부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해외여행시장에서 국내 최대인 온누리여행사가 도산했다.

더욱이 국제통화기금 (IMF) 구제금융신청 이후 해외여행 자제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덤핑경쟁과 환율급등에 따른 환차손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여행업계에 '부도 도미노' 가 우려되고 있다.

25일 금융계에 따르면 온누리여행사는 이날 상업은행 역삼동지점에 교환이 돌아온 어음 11억3천만원을 막지못해 최종 부도처리됐다.

상은 관계자는 "온누리여행사는 최근 해외가이드 (1천3백명)에 대한 인건비 부담이 급격히 늘어난데다 외환위기등으로 여행객이 크게 줄어 심한 자금난을 겪어왔다" 고 말했다.

온누리여행사의 금융권 여신은 13억원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온누리는 또 사채시장에서 약 7억원을 끌어다 썼다고 상은측은 밝혔다.

국내 여행업계의 '신흥 빅3' 중 하나인 온누리 여행사의 부도는 예사롭지가 않다는게 여행업계 관계자들의 일치된 견해다.

이미 지난 8월 세진여행사가 부도를 낸데 이어 9월에는 수도항공여행사도 문을 닫았다.

지금의 외환위기가 계속되면 과연 몇개의 여행업체가 살아남을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난 92년 설립된 온누리여행사는 95년이후 패키지상품 최고의 송출실적을 기록, 국내 유명 여행사를 제치고 올해까지 3년간 해외여행시장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었다.

지난 89년 해외여행자유화이후 온누리여행사는 저가 (低價) 공세로 여행업계의 '무서운 아이' 로 눈부시게 성장했다.

올들어 지난 8월까지의 해외여행 송출실적만 해도 약7만명을 웃돌 정도였다.

그러나 방만한 경영과 수익성 저하로 올 하반기 들어 온누리여행사의 부도소문이 끊이질 않았다.

여행업계에서는 이번 온누리여행사의 부도에 대해 '무리한 경영에다 예상치 못한 환율의 급등이 가장 큰 원인' 으로 보고있다.

이번 부도로 인해 국내여행사와 계약을 맺고 있는 현지 여행업체도 영향을 받게 됐으며 교민사회에도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박의준·김세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