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끄는 요즘 감기 걸리면 최소한 2주…기침 3주이상 후비루증후군 의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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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날씨가 제법 쌀쌀해지면서 감기로 고생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그러나 요즘 감기는 과거와 다르다는 것이 감기환자들의 푸념. 보통 감기는 일주일 정도면 대개 수그러들기 마련인데 2주이상 오래 끄는 경우가 잦다는 것이다.

오래 끄는 감기가 실제 늘고 있는지 통계적으로 조사된 바는 없지만 날로 심각해지는 대기오염과 감기약의 남용을 감안할 때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서울대병원 만성기침클리닉의 조상헌교수는 "기침이나 발열등 감기증상은 호흡기를 통해 인체에 들어온 유해물질을 배출하려는 인체자연방어기능" 이라고 설명. 따라서 약물로 증상을 억누르면 당장은 편해지나 감기가 쉽게 떨어지지 않고 질질 끄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휴식과 영양등 기본적 원칙은 무시한채 무조건 약으로 억누르고 보겠다는 생각은 버려야한다.

시판중인 감기약은 해열.진통.소염제를 적절히 혼합한 제제로 감기바이러스 자체는 없애지 못하기 때문이다.

호흡기내과 전문가들은 "증상이 심해 일상생활에 큰 불편함을 초래할 경우가 아니라면 감기약은 가급적 자제하는 것이 좋다" 고 권고한다.

감기약을 남용하거나 휴식과 영양을 무시한 것도 아닌데 기침이 3주이상 지속되면 ▶후 (後) 비루증후군▶기침이형천식▶위.식도역류등의 질환이 잠재되어있는지 의심해봐야 한다고 조교수는 말한다.

전체 만성기침의 86%가 여기서 비롯되기 때문. 후비루증후군이란 목뒤로 콧물등 분비물이 흘러 내리면서 인두에 위치한 기침수용체가 자극돼 발생하는 기침. 이경우 감기보다 축농증이나 알레르기비염등 코를 먼저 치료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다.

기침이형천식은 호흡곤란이나 쌕쌕거리는 숨소리등 전형적인 천식과 달리 기침만 요란한 천식. 알레르기내과에서 천식치료를 받아야 오래된 기침증세에서 벗어날 수 있다.

위.식도역류는 식도로 위산이 역류하는 현상으로 가슴이 타는듯한 가슴앓이뿐 아니라 기침도 함께 유발한다.

제산제를 처방받아 복용하거나 잠을 잘때 베개로 머리를 15㎝이상 높여주는 것이 역류를 막는 요령이다.

홍혜걸 <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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