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 단독 … ‘마당’ 넓은 테라스하우스 속속 나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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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서울·수도권에서 오랜만에 테라스하우스가 공급돼 주택수요자들로부터 관심을 끌고 있다. 테라스하우스는 2001년 대한주택공사가 경기도 용인시 신갈에 분양한 새천년그린빌 36가구가 나온 이후 2006년에야 판교신도시에서 21가구가 선보였을 정도로 공급이 드물었다. 현재 수도권에 들어선 테라스하우스는 신갈 새천년그린빌 외에 수원시 영통빌리지 60가구가 전부다. 계단식 구조인 테라스하우스는 구릉지를 이용해 지어야 하는데 최근의 주택 형태는 대부분 평지인 택지개발지구의 일반아파트 중심이어서 공급이 끊기다시피 했다. 그러나 구릉지를 살린 자연친화적 주택이 강조되면서 올해부터 뉴타운·신도시 등을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선보이게 됐다.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영통빌리지 테라스하우스에 사는 주민이 테라스 정원에 물을 뿌리고 있다.


◆뉴타운·신도시 물량 쏟아져=6월 중 서울 은평뉴타운에서 113~212㎡ 100여 가구가 분양된다. 2지구 C공구(5·6·7·8단지)에서 두산과 금호건설이 공동으로 짓는데 4~7층짜리다. 테라스하우스 전용과 저층만 테라스하우스인 혼합형이 들어선다. 신림뉴타운에서도 관악산과 붙은 곳에 테라스하우스가 선보인다. 1구역에 4층 이하 212가구, 2구역에 6층 이하 40여 가구다. 이문·휘경뉴타운 테라스하우스는 4층 이하 200여 가구, 한남뉴타운은 89가구다. 마천과 장위·상계·흑석뉴타운에서도 공급되는데 가구수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

판교신도시에서 나올 96가구는 109~207㎡ 30개 주택 유형으로 해외 유명 건축가가 짓는다. 대한주택공사 판교건설사업본부 김달범 과장은 “서판교 끝자락 고급주거단지에 들어서는 테라스하우스는 경사지를 최대한 활용했다”고 말했다. 2006년에 판교 테라스하우스 21가구 분양 땐 1순위 경쟁률이 평균 104대1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같은 단지 연립주택 평균 경쟁률(20대1)을 훨씬 웃돈다.

◆“살아보니 최고”=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영통빌리지 112동 102㎡ 김모(56)씨의 테라스하우스에는 집 구경을 오는 사람이 많다. 김씨는“여름에 텐트 치고 직접 기른 상추를 따 불판에 고기를 구워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며 “아파트 기능을 가지면서도 단독주택 같은 생활을 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용인시 신갈동 새천년그린빌 테라스하우스 517동 129㎡에 사는 최모(42)씨는 “남편과 테라스에 앉아 커피를 마시다 보면 다퉜다가도 금세 화해할 정도로 기분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이 주택의 가장 큰 장점은 테라스를 넓게 쓴다는 것. 테라스가 분양면적이 아닌 서비스면적에 포함된다. 신갈동 새천년그린빌 테라스하우스 129㎡형의 테라스 면적은 91㎡로 전용면적이 같은 아파트 발코니 크기의 4배가 넘는다. 당시 분양가는 1억7785만원 선으로 3.3㎡당 분양가가 일반아파트(125㎡·1억4917만원)보다 60만원 정도 비쌌다. 8년이 지난 현재 테라스하우스는 6억5000만원 정도로 일반 아파트와의 가격차가 3.3㎡당 700만원 정도로 벌어졌다.

영통빌리지도 수요가 많다. 같은 단지 일반아파트 102㎡가 4억~4억5000만원이지만 같은 크기의 테라스하우스는 6억5000만원을 호가한다. 영통 세종공인 정형진 사장은 “테라스하우스를 사겠다는 수요자는 많은데 매물은 별로 없는 데다 가격이 너무 올라 거래가 어렵다”고 전했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구릉지 비탈길을 막고 지어 앞이 넓게 트인 반면 뒤쪽에는 창문과 베란다가 없어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 또 옆집 테라스가 훤히 바라다보여 생활에 불편을 줄 수 있다.


임정옥 기자

◆테라스하우스(Terrace house)=아랫집 지붕을 윗집에서 마당처럼 쓸 수 있는 구조로 층수·용적률이 낮아 쾌적하다. 주택 형태상 구릉지를 이용해 개발해야 하므로 공급량이 적어 희소가치가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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