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는 강남권, 가격은 비강남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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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입주한 지 1년 된 서울 송파구 장지동 등 일대 64만여㎡의 장지택지지구. 강남권에 10여 년 만에 계획적으로 조성된 대규모 신흥 주거지(5600여가구)다. 하지만 아파트 값은 송파구 내 다른 지역에 비해 60% 정도밖에 안 된다. 장지지구 송파파인타운3단지 105㎡는 5억8000만~6억2000만원인데 비슷한 시기에 입주한 잠실동 잠실엘스 109㎡는 9억5000만~10억원이다. 1988년 입주한 문정동 올림픽훼밀리 107㎡(7억~7억3000만원)보다도 싸다.

지난달 24일 집들이를 시작한 강동구 강일동 등 일대 강일택지지구(89만여㎡ 6500여 가구)의 시세도 마찬가지다. 계획적으로 개발된 대규모 주거단지이지만 아파트 값은 주변의 60% 수준이다. 강일지구 8단지 111㎡는 4억~4억1000만원 선으로, 인근에서 재건축 중인 고덕주공1단지(고덕아이파크) 112㎡(6억5000만원 선)의 60% 수준에 머문다.

왜 그럴까. 우선 임대주택이 많다. 전체 가구수의 50% 정도다. 임대주택은 일반분양 아파트와 같은 동에 섞여 있다. 게다가 일반분양 물량이 없어 시장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강일동 D공인 박모 실장은 “일반분양이 없어 잘 알려지지 않은 데다 임대주택이 많아 수요자들 사이에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 큰 주택형이 많지 않은 탓도 있다. 전용 85㎡ 초과의 중대형이 많아야 경제력 있는 수요가 뒷받침돼 집값 상승률이 높아진다.

황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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