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영상사업단, 브로드웨이 뮤지컬 '타임 앤드 어게인' 직접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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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오는 99년 봄이면 한국 자본이 투입된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동안 '42번가'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등 대작 뮤지컬 제작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온 삼성영상사업단은 공연문화의 세계화 흐름에 맞춰 브로드웨이 제작자와 파트너를 형성, 현지에서 직접 자본을 투자해 만든 공동 제작품을 내기로 했다.

이렇게 해서 브로드웨이 시장에 나올 작품은 미국의 대중작가 잭 핀니의 소설을 뮤지컬로 각색한 '타임 앤드 어게인 (Time and Again)' 이다.

삼성의 이같은 계획은 2년전부터 시작됐다.

한동안 비밀리에에 추진해 오던 것을 자신감을 갖고 뒤늦게 사실을 공개, 세간에 알려졌다.

지난 12일 (현지시각) 뉴욕에서는 이 신작에 참여한 6명의 제작자 (프로듀서)가 모여 앞으로의 작품 방향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타임 앤드 어게인' 은 이미 지난해 4월 캘리포니아의 샌 디에이고에서 '시험공연 (Tryout)' 을 가진 바 있는데, 드라마의 구성상 많은 문제점이 노출돼 지금까지도 계속 대본 수정작업을 해오고 있다.

지난 70년 출간돼 30년 가깝게 뉴욕 지하철 이용 독자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타임 앤드 어게인' 은 한 남자가 1882년의 과거로 되돌아가 아름다운 사랑을 이룬다는 러브 스토리다.

1백여년전 뉴욕과 오늘날의 뉴욕 풍광이 멋진 대비를 이루며 잃어버린 꿈과 낭만의 파노라마를 연출하는 시간여행 로맨스다.

이 작품의 총 제작비는 6백만달러 (약 58억원) .삼성을 비롯, 주잠신.시몬 베네트.마크 라우스.찰스 켈만.바루치 프랑켈 비어텔 그룹등 브로드웨이의 쟁쟁한 프로듀서와 제작사들이 각각 1백만달러씩을 투자했다.

삼성측은 "워크숍과 시험공연 과정에서 제작비 부담이 계속 늘어나고 있어 3백만달러 정도를 더 부담할 새로운 투자자를 물색중" 이라고 밝혔다.

제작자들은 이 작품의 성공 여부에 따라 이익분을 투자 비율에 맞게 공동 배분한다.

오프닝 타임이 99년 봄으로 잡혀 있는 '타임 앤드 어게인' 의 연출자는 수전 슐만이란 여성 연출가다.

샌 디에이고 시험공연뒤 새 연출자로 전격 발탁돼 개막까지 책임지게 됐다.

뮤지컬 '바이올렛' 으로 뉴욕 드라마비평가상을 수상하는 등 한창 주목받은 신예이며, 내년 2월 브로드웨이에서 리바이벌 공연될 뮤지컬 고전 '사운드 오브 뮤직' 의 연출가이기도 하다.

이번 제작자 미팅에 참여한 상성영상사업단의 최호 팀장은 "궁극적으로는 낙후된 우리의 제작기반을 선진 수준으로 다지기 위한 방법론의 습득이 가장 큰 투자목적" 이라고 밝혔다.

뉴욕 = 정재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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