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눈] 스크린 쿼터 유지해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5면

▶ 이은정 학생기자(경기 성문고3)

'태극기 휘날리며' 등 관객 1000만이 넘는 국산영화 시대가 열리며 영화산업이 호황이다. 국제영화제에서 잇따라 상을 받고 수출도 늘어 국산영화의 우수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국산영화의 점유율이 높아진 것은 3~4년밖에 되지 않았다. 그만큼 뿌리가 약하다. 몇 편의 국산영화가 흥행에 성공했다고 자생력을 갖췄다고 할 수는 없다. 일부 흥행작 외에 주목받지 못하는 국산영화가 대다수다. 이런 상황에서 스크린 쿼터가 축소돼 할리우드 영화가 대거 들어오면 살아남을 국산영화는 많지 않을 것이다.

멕시코의 경우를 보면 우리나라의 미래를 엿볼 수 있다. 멕시코는 북아메리카 자유무역협정 체결로 스크린 쿼터제가 유명무실하게 되며, 할리우드 영화에 점령당했다.

소재 빈약과 시나리오 부재 등으로 미국 영화가 주춤한 건 일시적인 현상이다.

미국이나 우리 정부가 한.미 투자협정(BIT)을 스크린 쿼터 축소 이유로 들고나온다면 '문화는 교역이 아니라 교류의 대상'이라고 말하고 싶다. 영화는 산업에 앞서 한 나라의 문화다. 아무리 세계화가 대세여도 자국 문화를 지키려는 노력은 각국의 고유 권한이다.

국내 영화업계의 반성도 필요하지만 스크린 쿼터제 축소는 자생력을 갖춘 다음의 일이다.

이은정 학생기자(경기 성문고3)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