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규(53) 신임 민주노총 위원장은 2일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노총이 과연 수많은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을 위해 사업과 투쟁을 해왔는지 깊이 성찰할 때”라고 말했다. 이날 회견에는 정의헌·반명자·김경자·배강욱 부위원장과 신승철 사무총장이 함께 자리했다.
임 위원장은 “민주노총이 정규직 조합원의 권익만 챙겨온 것처럼 인식되는 것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탓”이라며 “비정규직 노동자와 같은 소외된 시민과 소통하는 노동운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비정규직특별위원회를 사회연대전략본부로 확대 개편하기로 했다.
임 위원장은 투쟁 강화 방침을 밝혔다. 그는 “지도부가 사활을 걸고 이명박 독재정권과 끝장을 보는 투쟁을 할 것이며 5월 1일(노동절) 노동자 민중총궐기대회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노동절 집회에 정치세력과 시민사회단체, 학생들이 참여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사회적 대화는 거부했다. 임 위원장은 “한국 사회에서 사회적 대화는 부정적 의미”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러면서 “노사정위나 노사민정위 등에는 참여할 의사가 전혀 없고 재고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필요하면 정부·한국경영자총협회와 단독으로 교섭하겠다”고 덧붙였다.
임 위원장은 올 들어 산하 노조가 민주노총을 잇따라 탈퇴하는 것에 대해 “겉으로는 민주노총과 노선이 맞지 않아 탈퇴한다고 하지만 실제는 계파 간 알력을 빚던 노조들이 성폭력 사건으로 여론이 악화되자 이를 기화로 탈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보기관이나 뉴라이트 단체가 들쑤셔 이런 일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이런 사태를 가볍게 보지 않고 있다”며 “조직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조만간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