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민정위 참여할 의사 전혀 없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임성규(53) 신임 민주노총 위원장은 2일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노총이 과연 수많은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을 위해 사업과 투쟁을 해왔는지 깊이 성찰할 때”라고 말했다. 이날 회견에는 정의헌·반명자·김경자·배강욱 부위원장과 신승철 사무총장이 함께 자리했다.

임 위원장은 “민주노총이 정규직 조합원의 권익만 챙겨온 것처럼 인식되는 것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탓”이라며 “비정규직 노동자와 같은 소외된 시민과 소통하는 노동운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비정규직특별위원회를 사회연대전략본부로 확대 개편하기로 했다.

임 위원장은 투쟁 강화 방침을 밝혔다. 그는 “지도부가 사활을 걸고 이명박 독재정권과 끝장을 보는 투쟁을 할 것이며 5월 1일(노동절) 노동자 민중총궐기대회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노동절 집회에 정치세력과 시민사회단체, 학생들이 참여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사회적 대화는 거부했다. 임 위원장은 “한국 사회에서 사회적 대화는 부정적 의미”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러면서 “노사정위나 노사민정위 등에는 참여할 의사가 전혀 없고 재고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필요하면 정부·한국경영자총협회와 단독으로 교섭하겠다”고 덧붙였다.

임 위원장은 올 들어 산하 노조가 민주노총을 잇따라 탈퇴하는 것에 대해 “겉으로는 민주노총과 노선이 맞지 않아 탈퇴한다고 하지만 실제는 계파 간 알력을 빚던 노조들이 성폭력 사건으로 여론이 악화되자 이를 기화로 탈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보기관이나 뉴라이트 단체가 들쑤셔 이런 일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이런 사태를 가볍게 보지 않고 있다”며 “조직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조만간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