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검찰은 대통령 비자금 수사 베테랑"…FBI,'한수 지도' 요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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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대통령 비자금 수사에 관한 한 한국 검찰이 최고 수준이다.

" 빌 클린턴 미대통령의 대선자금 불법모금 의혹을 수사중인 미 연방수사국 (FBI) 이 최근 한국검찰에 수사에 관한 자문을 해왔다.

세계 최고의 수사기관임을 인정받고 있는 FBI로선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FBI는 법무장관 재닛 리노 (여) 의 엄명에 따라 38명의 정예 요원으로 수사팀을 짜고 지난 5월부터 클린턴의 뒤를 캐고 있다.

수사팀은 팀원 가운데 유일한 한국계인 金모씨를 통해 최근 전직 대통령의 비자금 사건과 김현철 (金賢哲) 씨 사건 수사를 맡았던 대검 중수부에 협조요청을 해온 것이다.

중수부의 한 관계자는 "金씨가 전직 대통령 비자금 사건 수사과정과 기법을 알 수 있는 자료를 보내달라고 요청해왔다.

FBI측은 특히 전직 대통령과 현직 대통령 아들등 한국의 최고권력층 인사들의 비자금을 파헤친 검찰의 노하우를 알고싶어 하는 것같다" 고 말했다.

金씨는 FBI 하와이지부에서 일하다 지난 5월 수사실력을 인정받아 클린턴 선거자금 수사팀에 차출돼 워싱턴본부에서 파견근무중인 수사관. 그는 마약범죄등 강력사건 공조수사 과정에서 우리 검찰 관계자들과 협조체제를 유지하고 있으며 실제로 지난 4월 김현철씨 수사의 핵심고리였던 이성호 전 대호건설사장이 미국에서 귀국을 거부할때 중수부가 李씨의 미국내 행적등을 파악하는데 도움을 준 인물이다.

이에 대해 대검측은 "FBI측에 어떤 자료를 보내주었는지 밝힐 수 없다.

사건의 성격에 차이가 있고 한.미 양국의 정치자금 관련 법.제도등에 다른 점이 많아 실제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다" 며 조심스러워했다.

하지만 한 중수부 관계자는 "그동안 검찰이 수사했던 중요 비자금 사건 수사진행 경위를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서류들이 최근 미국으로 건너갔다" 고 귀띔했다.

예영준.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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