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삼성 절묘한 선수교체 연승 원동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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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올시즌 삼성이 보여준 경기내용을 살펴보면 지난 시즌과 분명한 차이가 있다.

첫째는 멤버교체가 제때 효과적으로 이뤄진다는 점, 둘째는 선수들 모두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김현준 감독대행의 컴퓨터 같은 멤버교체는 삼성이 3연승을 쌓는 동안 결정적인 힘이 됐다.

16일 경기에서도 삼성의 멤버교체는 절묘했다.

동양.현대를 연파한 삼성의 오름세를 꺾기에는 SK의 전력이 워낙 약했지만 드와이트 마이베트가 지키는 포인트가드 자리만은 삼성에 뒤질게 없었다.

당연히 SK 안준호 감독은 마이베트를 공격선봉으로 내세워 삼성의 약점을 공략했다.

삼성은 마이베트에게 21점을 내줬고 특히 전열이 정비되기 전인 1쿼터에 9점을 내줬다.

그러자 삼성의 김대행은 1쿼터 막판 무릎이 아픈 스타팅 가드 김승기를 벤치로 부르고 후보가드 박성배를 기용했다.

두손에 침을 뱉고 코트에 들어선 박은 마이베트를 거울보듯 따라다니며 괴롭혀 남은 3쿼터동안 12점으로 묶었다.

쿼터당 4점으로 묶은 것이다.

마이베트를 막기 위해 협력수비에 나섰던 선수들이 자신의 마크대상을 놓쳐 신석 (25점).손규완 (15) 등에게 많은 골을 내준 것 외에는 1백% 성공한 멤버교체였다.

프로농구에서는 멤버만 잘 봐꿔도 특급감독이라는 말이 있다.

김대행의 정확한 멤버교체는 선수들에 대한 사전분석이 그만큼 완벽했고 그만한 노력이 뒷받침됐다는 증거다.

김대행은 문경은.허영등과 1대1로 골넣기 내기를 벌여 그들의 버릇을 익혔고 시력이 나빠질 만큼 많은 비디오를 들여다봤다.

역시 세상에 공짜는 없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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