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수인종·청소년 '골프 열풍'…'제2의 우즈' 꿈꾸며 입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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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최근 미국의 어린이와 청소년, 그리고 소수 인종들 사이에서 골프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에서도 골프라면 보통 백인이나 부유층들이 즐기는 스포츠로 여겨진다.

미 골프협회등의 조사에 따르면 12~17세 연령층의 2%, 흑인의 3%, 히스패닉의 2%만이 골프를 하는 것으로 돼있다.

골프를 시작하는 평균연령은 29세며, 연소득 5만달러 이상의 여유있는 계층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청소년 흑인골퍼 타이거 우즈의 등장으로 상황이 달라졌다.

우즈는 올해 PGA 상금으로만 2백만달러, 지금까지 광고계약으로 8천만달러를 벌어들였다.

'골프 소외층' 들이 저마다 '제2의 우즈' 를 꿈꾸며 골프로 몰릴만도 하다.

현재 미국의 골프 연습장.필드에는 청소년이나 흑인들이 대거 눈에 띈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골프 아카데미도 대성황이다.

뉴욕타임스 (13일자)가 이런 현상을 1면에 대문짝만하게 보도할 정도다.

미국의 골프단체및 관련용품 제조사들은 이를 대환영하면서도 이들이 일과성골프팬에 머물지 않도록 갖가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어린이들의 경우 골프를 배우겠다고 덤벼들었다가도 부모들이 비싼 용품비와 레슨비를 대지 못해 중간에 뜻이 꺾이는 수가 많다.

연습장에서의 스윙연습만으로는 지겨워하기 때문에 가끔 실제로 골프장에 데려가기도 해야하는데 부킹이나 진행 속도, 다른 성인골퍼들의 눈총 때문에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이때문에 스윙연습과 실전연습을 겸할 수 있는 어린이 골프학교가 속속 개장돼 성황을 이루고 있다.

프로골퍼 톰 왓슨이 지난 6월 오픈한 블루 리버 골프 아카데미의 경우 3홀짜리 미니코스를 만들어 놓고 교습생들은 물론 일반 어린이들에게까지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

샌디에이고의 프로 키즈 골프 아카데미에선 18홀 정규코스를 마련, 어린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올해 이곳을 찾은 어린이들은 3천여명으로 4년전 개설당시에 비해 2배이상 늘었다.

이밖에도 미국의 주요 골프단체들은 '퍼스트 티' 라는 수백만달러 예산규모의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앞으로 10년간 3~9홀의 미니코스부터 풀코스에 이르기까지 수십개의 골프시설을 만들어 비주류층의 골프장 접근을 쉽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뉴욕 = 김동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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