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포동 2호 연료 지금쯤 주입 시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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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북한 로켓 발사가 임박한 가운데 이번 발사가 과거보다 기술적으로 발전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국방연구원(KIDA) 김병용 박사는 “북한이 이달 발사할 대포동 2호 미사일의 길이가 42m로 추정된다”고 1일 말했다. 김 박사는 2일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소(INSS) 주최로 롯데호텔에서 열리는 ‘최근 북한의 위협과 우리 정부의 대응책’ 세미나에 앞서 배포한 자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동안은 대포동 2호 미사일을 30여m로 추정했다.

김 박사는 “북한은 지난 2월 이란의 인공위성 오미드 발사를 통해 2006년 대포동 2호 발사의 실패 원인을 제거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주장, 북한 대포동 2호 발사가 성공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또 “북한은 단거리 지대지 미사일 KN-02의 개발로 대포동 2호의 마지막 3단 로켓용 고체연료 기술을 확보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남성욱 INSS 소장도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과거처럼 연료통이 (함북 무수단리 발사대 주변에) 보이고, 군인들이 왔다 갔다 하는 것은 아니다”며 “지난번 방식으로 (발사 상황을) 탐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북한이 1998년과 2006년 대포동 미사일을 발사할 당시엔 미국이 위성으로 발사 기지를 촬영하며 동향을 확인했었다.

정부 고위 당국자도 이날 “북한이 예고한 발사 일자(4∼8일)로 보면 지금쯤 연료 주입을 시작했거나 시작할 시점인데도 발사장 위성 사진에는 이동 흔적이나 연료통 등이 보이지 않는다”며 “지하에 자동 연료 주입 시설을 만들었다는 첩보가 사실로 보인다”고 말했다. 남 소장은 “날씨 변수가 있지만 북한은 국제기구에 알렸던 발사 시기를 지킬 것으로 보이며 현재는 정황상 발사가 임박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남 소장은 또 “ 각국 공관에 전문을 보내 인공위성임을 홍보하는 데 무게를 두도록 했다”며 “쏘고 나서 국제사회의 제재를 피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그는 발사 비용과 관련해선 “최소 3억 달러에서 최대 5억 달러는 들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과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남측 인사들에게 (한 번 발사에) 2억∼3억 달러는 든다고 했는데 그때에 비해 장비가 현대화됐을 것으로 본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국의 최근 태도에 대해 남 소장은 “(미국 입장에선) 향후 미사일 발사 유예로 가야 하는데 하이 키(민감한 대응)로 가면 로 키로 가는 것보다 나중에 (북한에 줄) 당근이 커질 수 있다”고 해석했다.

◆“미사일일 가능성도”=이상희 국방부 장관은 북한의 로켓 발사와 관련, “위성체인지 미사일인지 어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국회 국방위에 출석,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는 경우와 실질적으로 접적 지역, 해역, 공역에서 도발하는 것은 다르다”며 “ 미사일이건 위성이건 발사하면 군사적으로 단호히 하는 데 한계가 있으며 단호한 대응은 정치외교적으로 시행할 사안이 있고 군사적으로 조치할 사안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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