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민신당 창당 지원…김광일특보,이회창지원 철회 김윤환의원 종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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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4일 출범하는 이인제 (李仁濟) 전경기지사의 국민신당과 김영삼 (金泳三) 대통령의 진짜 관계는 어떤 것일까. 청와대의 지원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그리고 이런 의혹은 대선정국의 향배에 어떤 영향을 얼마나 미칠까. 신당창당 하루전인 3일 이 문제가 여야 정치권에서 불거져 나왔다.

특히 청와대 고위인사의 '이인제지원 종용' 이 확인됐고, 여기에 김대중 (金大中) 국민회의후보가 본격 가세해 논란은 더욱 가열되는 중이다.

이회창 (李會昌) 후보와 김윤환 (金潤煥) 선대위원장등 신한국당 주류측에 金대통령의 국민신당 지원은 확신으로 굳어져 있다.

이회창후보측은 일찌감치 '국민신당 = YS당 = 민주계당' 이라고 단정했다.

현정권의 중추에 포진했던 K고 그룹이 동문인 李전지사를 통해 정권편승 (便乘) 을 노린다고 주장해왔다.

그들이 적시하는 사례.증거들은 다양하다.

김광일 (金光一) 청와대정치특보는 1일 저녁 이회창후보의 최대 지원세력이자 아킬레스건인 김윤환위원장에게 과감한 지원철회를 종용했다는 것. 金위원장은 金특보가 "여권이 李후보 말고 다른 정권재창출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데 金위원장만 결단을 내려달라" 고 李후보 지지 철회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金위원장만 손을 떼면 이회창후보가 더이상 버틸 수 없다는 얘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金위원장 계보의원들은 "金위원장만 돌아서면 설사 이회창후보가 후보를 사퇴하지 않더라도 당은 와해돼 여당은 국민신당으로 재건될 것이라는게 청와대의 판단이자 기대" 라고 분석한다.

金위원장은 명분과 현실, 모두가 문제라며 이를 뿌리쳤다고 한다.

그는 "비주류가 추진하는 정권창출 국민연대와 반DJP 3자연대론은 사실상 李전지사로 후보를 단일화하려는 징검다리다.

경선 불복자를 민다는 것은 명분도 없고 이회창후보가 후보를 사퇴할 리도 없어 그것은 실현가능성이 1%도 안된다" 며 이회창후보 지지를 강력히 고수했다고 한다.

金위원장은 자신의 주변에서 돌고 있는 '김윤환 내사설' 도 청와대의 李전지사 지원과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다.

그는 최근 계보의원들한테 "이 정권은 절대 나를 치지 못할 것이다.

나를 치면 대구.경북 정서가 가만히 있겠는가.

또한 그것은 청와대가 국민신당의 배후라는 사실을 백일하에 드러내는 것" 이라고 말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개혁파로 분류되는 경기도의 K의원에게 조홍래 (趙洪來) 정무수석은 이렇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권재창출을 위해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

섣불리 이회창후보를 지지하는 모임에 나가지 말아달라. " 김용태 (金瑢泰) 청와대비서실장도 김윤환위원장을 비롯, 주로 자신과 가까운 민정계의원들을 접촉해 청와대의 반이회창 정서를 전파하는 것으로 주류측은 파악하고 있다.

조홍래 정무수석도 이 작업에서 주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청와대 참모그룹과 별도로 金대통령의 친위그룹인 박범진 (朴範珍) 전총재비서실장.이원종 (李源宗) 전청와대정무수석.김기수 (金基洙) 청와대수행실장등도 李전지사를 적극 지원해 왔다고 주류측은 얘기한다.

朴전실장은 이미 국민신당에 입당했다.

李전수석은 李총재의 보좌진에 들어있는 한 의원에게 얼마전 "이제라도 늦지 않으니 나와서 李전지사를 도우라" 고 권유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오래전부터 李총재를 비판하고 李전지사를 옹호해온 김기수실장의 행태와 관련, 그가 金대통령의 심경을 가장 잘 헤아릴 수 있는 가까운 인사란 점에서 주류측은 이를 "金심의 결정적 증거" 라고 주장하고 있다.

비록 바닥을 헤매는 金대통령의 인기지만 그의 파괴력이 상당하다고 보는 이회창후보측이나 김대중후보의 국민회의는 때문에 국민신당을 묶어 두기 위해 일제 공세를 전개중이다.

일단 '이인제신당 = YS당' 으로 공격한다는 전략적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

金후보는 따라붙는 李전지사를 뿌리치려 하고, 이회창후보는 그를 누르고 2위로 도약하려 한다.

국민신당은 金대통령이나 청와대와 연결지워질 경우 인기하락을 우려, 무관함을 주장한다.

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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