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대로 물려받은 가보를 들고 스튜디오를 찾는다. 감정사의 날카로운 눈빛 속에 ‘골동품’의 가격이 측정된다. 색 바랜 병풍이 수백만원을 호가하고, 쓰임새를 몰랐던 호리병이 수억대 화병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일요일 아침 ‘TV쇼 진품명품’은 일상의 허드레 물품이 고가의 문화재로 재평가되는 ‘생활의 발견’을 중계한다.
영화에 등장하는 소품은 실제 ‘작품’들. 폴 베르티에라는 가상의 작가를 제외하고, 루이 마조렐의 마호가니 책상과 펠릭스 브라크몽의 꽃병, 카미유 코로의 풍경화 등은 모두 오르세의 소장품이다. 1986년 개관한 오르세는 개관 20주년을 기념해 옴니버스 영화를 기획했지만 무산됐다. 올리비에 아사야스 감독은 기획이 아깝다고 생각해 홀로 이 영화를 만들었다. 촬영이 엄격히 금지된 전시실과 복원실이 영화에 담길 수 있었던 것은 오르세의 각별한 배려 덕이었다.
강혜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