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박사의 부모고민 상담] 폰팅하는 자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문

제친구가 초등학교 6학년인 딸의 폰팅문제로 걱정하고 있어요. 전화요금이 너무 많이 나와 딸아이에게 다그치니 호기심에 폰팅을 해봤다고 하더래요. 친구는 이사실을 아빠에게 알려 혼을 내주고 다시는 못하도록 하는게 괜찮은지 고민하고 있는데 좋은 방법을 알려주세요. 같은 또래인 제아이는 아직 폰팅에 대해 모르는데 예방차원에서 미리 알려주고 싶어도 오히려 긁어부스럼을 만드는게 아닐까 망설여집니다.

김순명〈서울서대문구홍은동〉

◇답

우선 아빠에게는 알리지 마세요. 아이가 숨어서 몰래 한 일로 죄의식에 싸여있는데 문제를 크게 벌여 수치심을 주게되면 상처를 받게되고 반항하게 됩니다.

특히 사춘기에 접어들 나이여서 이 일로 부모와 마음의 벽을 쌓으면 향후 아이 지도가 매우 어렵게 된다는 것을 명심하세요. "남자들과 얘기해보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전혀 모르는 사람과 전화로만 말할 때는 서로간에 거짓말도 하기 쉽고 대담해질 수도 있단다.

폰팅끝에 나쁜 사람에 휘말려 때로는 성폭행을 당하는 아이들도 있어. 또 음란한 얘기만을 나누고 싶어하는 이들은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환자인 경우가 많아" 하고 말해주세요. 그리고 "네 스스로 자제할 수 있겠지? 엄마는 너만 믿는다" 고 말하고 만약 자제가 잘 안되면 가족에게 알려 함께 돕도록 하겠다고 밝히세요. 어떤 상대와 무슨 대화를 나누었는지 조바심이 나더라도 일단 아이가 밝히려 들지 않으려하면 화가 나도 참고 일단 "다음에 다시 얘기하자" 며 여유를 주세요. 그동안 신뢰할만한 어른등이 폰팅에 대해 신문지면에 기고한 기사를 오려 보여주거나 손위형제나 사촌들과 자연스럽게 만나 폰팅에 관해 얘기해 보도록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음란전화는 국내법에 저촉이 되기 때문에 국제전화번호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전화료도 비싸 각 가정은 물론, 국가경제에도 손해라는 것도 깨우쳐주세요. 그리고 우선 무선전화기를 유선전화기로 바꿔 한대만 거실에 놓아두고 될 수 있는대로 아이가 혼자 있는 시간을 줄여주세요. 평소 딸아이가 학교에서나 동네에서 자주 접하는 남자아이들에게 가족이 관심을 보여주는 것도 좋습니다.

또 부모의 친구들 가운데 비슷한 또래 아이들을 가진 이들을 아이와 함께 초대해 어울려 놀도록 하는 시도도 해봄직 합니다.

아이가 단조로움과 심리적 압박감으로 인해 폰팅을 할수도 있으므로 아이의 친한 친구 몇몇을 그룹을 지어 정기적으로 운동을 하게 하거나 춤추고 노래하며 놀도록 하는 것도 좋습니다.

한숙자〈교육심리학박사·연세대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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