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경영자 리더십 축구감독서 배우자" 삼성경제연구소 보고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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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한국 축구를 98프랑스월드컵 본선에 진출시킨 차범근 감독의 리더십이 부각되면서 스포츠 감독들의 전략 분석을 통해 성공하는 기업경영자의 리더십 요건을 그려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스포츠에 있어 감독의 역할은 기업 경영자의 역할과 유사한만큼 스타 감독으로부터 경영을 배울 시사점이 많다는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30일 '스포츠와 경영 : 이기기 위한 리더십' 보고서를 통해 승리하는 감독들에게는 ▶명확한 비전▶치밀한 분석과 배우는 분위기▶팀원에 대한 배려▶확고한 신뢰▶정확한 직관력▶결단력▶강한 승부욕등이 공통적으로 존재한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승리하는 감독들을 '기관차형' 과 '로마전차형' 으로 나눠 유형별로 팀운영방식.승리 원동력.리더십등을 분석하고 이들로부터 경영자의 리더십을 배울 것을 강조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두가지 유형의 중간자적인 입장을 취해서는 이기는 감독이 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 기관차형 감독 = ▶카리스마적인 강력한 리더십과▶혹독한 훈련▶엄격한 선수관리가 공통점이다.

해태 야구단의 김응룡 감독은 투타의 간판급 선수였던 선동렬과 김성한 선수가 빠진 96년시즌초 "해태신화가 두 선수만의 몫이 아님을 보여주자" 며 우승이라는 명확한 비전을 선수들에게 제시했다.

박종환 감독은 프로축구 일화의 감독시절 엄격한 선수관리를 위해 시즌중에 선수들의 음주를 금지했고 자신도 마시지 않았다.

일본 프로야구 야구르트의 히로카와 감독은 선수들의 체중과 식단까지 손수 관리하는등의 노력으로 선수들의 신뢰를 얻었다.

◇ 로마전차형 감독 = ▶민주적 비전제시에 의한 리더십▶체계적.과학적인 훈련과 경기운영▶열린 대화를 바탕으로 한 선수관리가 특징이다.

차범근 감독은 월드컵 본선 자력진출이라는 뚜렷한 그랜드 비전을 제시하고, 한 경기를 마칠 때마다 다음 경기의 비전을 제시하면서 선수들의 정신력을 무장시켰다.

89년 미국 프로농구 시카고불스의 헤드코치가 된 필 잭슨 감독도 "비전이 강력한 리더십의 근원" 이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팀을 지휘했다.

79년 미국 미식축구 샌프란시스코 팀의 헤드코치로 부임한 빌 윌시 감독은 분 (分) 단위의 세세한 훈련계획을 마련, 경기중에 일어날수 있는 각각의 경우에 대한 대응전략을 완벽하게 연습시켰다.

차범근 감독은 상대방의 전력을 직접 탐사하고 이를 데이터베이스화해 다양한 전략을 시뮬레이션화 함으로써 과학적 전략을 구사했다.

유규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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