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에 얽힌 일화…담배는 해롭지만 시가는 멋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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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미국인들에게 시가는 낯설지 않다.

존 에프 케네디 대통령은 쿠바 미사일 위기 무렵 경제 봉쇄조치를 취하기 하루 전에 워싱턴 일대의 쿠바 시가를 모조리 사들이도록 보좌관에게 지시했다고 한다.

합법적으로는 최고급 쿠바 시가를 더 이상 피울 수 없게 됐기 때문일까. 린든 존슨 대통령 이후 시가에 대한 인기는 시들어 갔다.

판매량이 매년 3.3%씩 떨어졌다.

그러나 93년 7억2천여달러 (6천5백여억원) 로 바닥을 친 도매 판매량은 94년을 기점으로 다시 늘어났다.

지난해엔 93년에 비해 45% 가량 증가한 12억 5천만 달러 (1조1천2백50억원 가량) .이같은 인기에 더불어 1년여 전엔 '시가 애호가' 라는 대중잡지까지 발간됐다.

최근 미 질병통제소는 청소년 (14~19세) 의 4명에 1명이상 (약 6백만명) 이 지난해 적어도 한번 이상 시가를 피워봤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연간 50개비 이상 피웠다는 아이들도 남자중에 3.9%, 여자중엔 1.2%나 되었다.

이를 단순히 청소년들의 호기심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일부 청소년들 사이엔 담배는 건강에 해롭지만 시가를 피우는 건 '멋있는 일' 로 받아 들여질 정도다.

담배와 달리 시가는 연기를 들이마시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시가를 피우면 설암이나 후두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

워싱턴 = 이재학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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