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간부인 김승옥(52)씨가 가장 선호하는 재테크 수단은 금융회사가 발행하는 후순위채다. 정기예금보다 금리가 높은 데다 1개월 또는 3개월마다 이자를 주기 때문에 연금처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두 차례에 걸쳐 은행이 발행하는 후순위채를 샀던 김씨는 또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26, 27일 이틀간 동양종합금융증권과 HMC투자증권에서 판매하는 현대커머셜의 후순위채다. 2007년 3월 현대캐피탈에서 분사해 상용차 할부금융을 담당하는 현대커머셜이 300억원 규모로 발행하는 이번 후순위채는 연 8%의 이자를 매달 지급한다. 1억원을 투자하면 매월 66만6000원(세전)을 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의 1년짜리 ‘파워맞춤정기예금’의 금리가 연 3.4%인 점을 감안하면 금리가 두 배가량 높은 셈이다. 청약은 최저 1000만원부터 100만원 단위로 할 수 있다.
후한 금리 뒤에는 단점도 있다. 발행 회사가 파산하거나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경우가 그렇다. 후순위채권은 상환 순위가 뒤로 처지기 때문에 발행 회사가 파산한다면 투자금을 날릴 확률이 높다. 따라서 투자하기 전 회사가 망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살펴보는 게 우선이다. 현대커머셜의 전오성 재경팀장은 “우리 회사는 현대자동차 그룹 소속으로,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가 전체 지분의 70%를 보유하고 있어 파산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후순위채권 발행사를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한 뒤 예금보험공사가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경우에도 투자금을 날리게 된다. 후순위채권은 계약 이전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다만 발행 금융회사가 다른 회사에 인수합병(M&A)될 경우엔 후순위채권의 권리는 그대로 남는다.
김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