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내 은행나무 열매 마구잡이식으로 따가 가로수 훼손 심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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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지난 21일 오후11시쯤 전주시완산구완산동 용머리고개 도로변. 20~30대로 보이는 남자 3명이 도로변에 심어진 은행나무에서 은행을 따고 있었다.

이들중 한명은 은행나무에 올라가 은행이 많이 열린 나뭇가지를 아예 꺾고 나머지 2명은 은행을 따는 등 마구잡이식으로 열매를 훑었다.

같은날 오후11시40분쯤 시내 완산구서노송동 기린로변에서도 30대 남자 2명이 긴 장대를 이용해 은행나무를 후려쳐 나뭇가지가 꺾어지는 것도 아랑곳 않고 도로에 떨어진 은행을 줍고 있었다.

이같은 실정은 이들 지역뿐 아니라 충경로.법원앞길 등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최근들어 전주시내 일부 시민들이 도로변에 심어진 은행나무에서 열매를 마구잡이식으로 따가 가로수 훼손은 물론 도심미관을 심하게 해치고 있다.

22일 시에 따르면 일부 시민들이 주로 은행알을 따가는 곳은 시민들의 통행이 뜸한 기린로.충경.법원앞.용머리고개.고사동 오거리등으로 20여곳에 이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시민들이 주로 은행알을 따가는 시간대는 밤 11시에서 새벽 2시사이로 적발이 힘들며 다음날 아침이면 이들 지역에 나뭇가지가 꺾여져 있고 은행잎 등이 도로에 흩어져 있어 도심을 더럽히고 있다.

은행알을 따가는 대부분의 시민들은 가정에서 음식을 만드는데 사용하나 일부는 시중 음식점에 파는등 전문 절도범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은행알을 몰래 따가는 시민들을 적발해도 이를 처벌할 적용법규가 없어 은행나무 훼손을 막는데 속수무책인 실정이다.

시 관계자는 "도로교통법위반과 절도죄적용이 가능하다는 논리도 있으나 현실성이 없고 시도 은행알을 훔쳐가는 것 보다는 나무훼손을 우려하는 것" 이라고 말했다.

전주 = 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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