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계,미국 官界서 홀대…LA타임스 보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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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유럽출신은 우대받고 아시아계는 냉대받는다.

" 미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21일 미국으로 건너온 이민자들은 출신지에 따라 권력상층부 진입에 차별받는다고 보도한 내용의 골자다.

즉 유럽출신은 요직에 쉽게 올라가지만 아시아계는 3대, 4대가 되도록 여전히 홀대받고 있다는 것. 때문에 이 현상이 계속되면 결국 아시아계의 정치참여가 없는 미국은 앞으로 전개될 태평양시대에서 패배자가 될 것이라고 이 신문은 전망했다.

타임스에 따르면 지난해를 기준으로 차관보급 이상 고위직 6백71명 중 아시아계는 5명. 10년전에 비해 한명만이 늘었다.

1백45개국 대사 중에서도 아시아계는 윌리엄 이토 태국대사 뿐. 이는 아시아계에 대한 노골적인 편견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게다가 중국계 존 황의 불법 선거자금 기부로 오명을 뒤집어쓴 아시아계는 이민 여러대째가 돼도 언젠가 떠나온 조국에 충성할 것이라고 미국인들은 의심한다.

또 아시아계 엘리트들의 학업성향도 요직진출에 장애가 되고 있다.

정치보다 의학.과학을 선호하는 것이다.

미 외교가의 엘리트집단이 주로 동부명문대 출신들인데 비해 아시아계는 최근에야 집중적으로 이곳에 입학하기 시작한 것도 국무부의 아시아계 빈곤원인이 되고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오히려 아시아국 정부들이 아시아계 등용을 반기지 않는다는 점이다.

단적인 예로 전국무부 정책기획부국장 프랜시스 후쿠야마를 92년 주일 (駐日) 대사로 천거했던 미국정부는 일본으로부터 "일본계는 곤란하다" 는 답변을 들었다. 일본을 너무 잘 아는 사람을 다루기가 부담스럽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명문대 아시아계 외교학도가 지난 7년동안 2배로 늘었으며 중간층 외교관중에 아시아계가 늘어나는 추세여서 그나마 '가뭄현상' 을 해갈시켜주고 있다.

정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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