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최근에는 본사의 주가가 1달러대에서 3달러대로 올랐고 1~2월의 실적도 좋아졌다”며 “미국 정부가 기존에 갖고 있던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하면서 자본건전성(보통주 기준 자기자본비율)도 경쟁사보다 좋아졌다”고 말했다. 하 행장은 “씨티그룹 주주들이 원하는 것은 실적 개선을 통해 이익을 내고 주가가 오르는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성장성이 큰 한국 사업을 매각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미 자본 확충이 충분히 이뤄졌는데 여기서 돈을 버는 사업 부문을 팔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실적도 공개했다. 한국씨티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4259억원으로 전년보다 9% 감소했다. 경기 침체에 따른 부실 증가에 대비해 쌓는 대손충당금이 늘어났고, 희망퇴직에 따른 비용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하 행장은 “희망퇴직처럼 한번 나가는 비용을 뺀다면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보다 소폭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씨티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2.71%, 후순위채를 제외한 기본자본비율(Tier1)은 10.57%로 집계됐다. 자본 건전성뿐 아니라 자산 건전성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하 행장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구조조정 대상 건설사에 대한 대출이 하나도 없다”며 “조선사에 대한 대출금도 490억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정부가 조성하는 자본확충펀드를 신청할 계획이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하 행장은 “금융권 전체가 무척 어려웠던 지난해 말에도 본사에서 8억 달러를 지원받아 BIS 비율을 높였다”며 “언제든지 본사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시점에선 우리 정부의 지원을 받지 않는 것이 국가에 더 도움이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김원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