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대성동주민 2명 납치…긴박한 청와대·군 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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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청와대는 한때 비상이 걸렸으며 긴박하게 움직였다. 외부에서 점심식사를 하던 반기문 (潘基文) 외교안보수석은 급보를 받고 바로 낮12시50분쯤 김영삼 (金泳三) 대통령에게 전화로 1차 상황보고를 했다.

金대통령은 감사원 자문기구인 부정방지위원들을 청와대로 불러 오찬을 함께 하던 중이었다. 처음 보고에는 우리 주민 2명이 군사분계선 (MDL) 을 넘어 갔기 때문에 북한군에 잡혔는지, 북한군이 내려와서 납치해 갔는지가 불확실한 상태였다.

그리고 潘수석은 "교전상황은 없었으며 공동 경비구역을 관할하는 연합사의 미군 대대장이 현장에서 북한측과 대화하고 있다" 고 설명했다.

金대통령은 우리측의 대응조치 내용을 보고 받고 "빈틈없이 대처하라" 고 지시했다.

潘수석은 이후에도 국방부.군과 긴밀한 연락을 취하면서 대응전략을 논의한뒤 오후3시 본관으로 올라가 2차 보고를 했다.

潘수석은 기자들에게 "현장에서 북한측이 우리 주민을 풀어주는 조치가 있으면 상황이 쉽게 끝날 것이나, 평양의 북한 지도부까지 올라가면 해결에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 고 말했다.

지난번 노동신문 훼손문제로 중단된 금호지구 경수로 공사가 재개되기까지 오랜 시일이 걸린 것은 북한 지도부의 정책결정 경직성 때문으로 우리측은 파악한 바 있다.

…김동진 (金東鎭) 국방장관은 이날 오전11시50분쯤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방부.합참 마지막날 국정감사를 받고 있던중 대성동 마을 주민 2명이 북한군에 납치됐다는 구두보고를 받고 국방위 위원들에게 상황을 간단하게 보고했다.

윤용남 (尹龍男) 합참의장도 같은 시각 국감장에서 보고를 받은 뒤 정영무 (鄭永武.육사22기) 합참 작전본부장에게 상황실에 가서 현황을 파악하라고 지시했다.

尹의장은 낮12시30분쯤 김영구 (金榮龜.신한국당) 국방위원장에게 양해를 구하고 합참의장실로 돌아와 연합사측과 통화를 시도했다.

尹의장은 마침 존 틸럴리 한.미연합사령관이 10월초부터 본국 회의로 미국을 방문중이어서 김동신 (金東信.육사21기) 연합사부사령관과 차기문 (車基文.육사23기.중장) 군사정전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연합사 위기조치반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기동타격대의 대기상황을 알아본 뒤 "연합사와 긴밀하게 협조하라" 고 지시했다.

박보균·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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