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과거 테러 보니 미군은 물론 관광객 테러도 서슴지 않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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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총기사고와 납치 사건이 잇따르는 예멘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나라 중 하나로 손꼽힌다. 게다가 알카에다 등 국제 및 국내 테러 조직이 자리를 잡고 활개치면서 테러의 위험성이 늘 도사리고 있다. 테러 대상도 일반 관광객부터 외국인 근로자, 미군까지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이다. 자살 폭탄 테러에 10대가 나서는 것도 주요한 특징이다. 이번 테러의 범인도 알카에다 예멘지부 소속의 18세 조직원 알리 모센 알 마사드였다. 이처럼 10대가 자살 폭탄 테러에 나서는 것은 이를 ‘순교’로 여기는 사회 분위기와도 연관이 있다. 가난에 시달리는 소년들이 가족을 위해 돈을 벌 목적으로 테러 조직에 가담해 자살 폭탄 공격에 나서는 것이다.

한국인 관광객 4명이 목숨을 잃고 3명이 다친 이번 1차 테러도 최근 10여 년간 예멘에서 발생한 수많은 테러 중 하나다. 최근 10년 동안 발생한 테러 중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사건은 2000년 10월 아덴항에 정박 중인 미 해군 구축함 콜호에 대한 자살폭탄 공격이다. BBC에 따르면 알카에다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한 이 테러로 해군 병사 17명이 목숨을 잃고 38명이 다쳤다. 이슬람 무장대원이 지난해 9월 수도인 사나 주재 미국 대사관을 겨냥해 시도한 차량폭탄 공격 때는 예멘인 경비원 등 16명이 사망했다. 관광객에 대한 테러도 서슴지 않아 2007년에는 동부 마그리브 지역 고대 사원을 여행하던 스페인 관광객 7명과 예멘인 운전사 2명이 자살 폭탄 테러로 목숨을 잃었고, 지난해 1월 벨기에 관광객 2명과 예멘 운전사 1명이 총격으로 숨졌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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