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왈리드 왕자,대우 전환사채 455억어치 매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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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의 억만장자 왈리드 (40) 왕자가 지난 9월말 발행된 ㈜대우의 전환사채 5천50만달러 (약 4백55억원) 어치를 매입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우고 있다.

파드 사우디 국왕의 조카인 그는 14일 "나와 사우디 왕실이 소유하고 있는 킹덤사를 통해 대우의 전환사채를 매입했으며 이는 극동지역에 대한 킹덤사의 첫번째 대규모 투자" 라고 밝혔다.

그는 또 "대우그룹의 매출액은 한국 국내총생산 (GDP) 의 9%에 해당하며 대우는 구조조정기에 들어간 한국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고 투자이유를 밝혔다.

그가 대우의 전환사채를 10년 만기후 전액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지분은 현재 기준으로 개인투자자중 가장 많은 5.9%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또 주식을 전환하지 않고 채권 원리금을 상환받을 경우 연 수익률은 7.37%가 보장된다.

대우측은 이에 대해 김우중 (金宇中) 회장이 대우에 대한 개인 지분을 갖고 있지 않으나 대우재단.오리온전기.대우학원등 관계사 지분이 있어 10년 만기후 왈리드 왕자가 주식 전환을 하더라도 경영권 차원의 문제는 발생치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왈리드 왕자 개인에 대한 사항도 관심사다.

그는 미국 멘로대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뒤 아버지에게 받은 1만5천달러로 건설업에 뛰어들어 자수성가했다.

지난 88년부터 유나이티드 사우디 커머셜 은행을 시작으로 대기업 기업 인수.합병 (M&A)에 뛰어들어 91년 시티코프 은행의 주식 15%를 매매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차익을 남겼다.

최근에는 애플사와 유러 디즈니사.플래닛 할리우드사등의 지분을 사들였고 스위스의 세계적 호텔체인 뫼벤픽 인수를 추진중인 국제적 기업 사냥꾼으로 알려져 있다.

이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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