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아파트 개미 비상…아기들 물어 알레르기,살충제도 안통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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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서울노원구상계동 아파트에 사는 주부 정지연 (鄭之蓮.32) 씨는 요즈음 '개미와의 전쟁' 때문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올해초 몇마리가 주방에서 눈에 띌때만 해도 무심히 봐넘겼으나 개미가 여름철을 지나면서 방이나 거실 곳곳에 나타나고 갑자기 수도 엄청나게 늘어난 것이다.

과자 부스러기등에 새까맣게 붙어 있어 혐오감을 줄뿐 아니라 최근에는 아침마다 네살과 두살배기 두 아들의 배.다리등에서 3~4군데씩 개미에 물린 자국이 발견되고 있다.

약국에서 살충제를 구입해 사용하기도 하고 설탕을 밤새 부엌에 놔두고 몰려든 개미를 몰살시키기도 했지만 모두 허사였다.

신도시아파트를 중심으로 이처럼 개미로 골치를 썩이는 가정이 많다.

방역회사.제약회사등 관련업계와 곤충학자들도 올들어 서울과 수도권등지에서 개미가 극성을 부리는 이상현상이 일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S방역회사 대표 전승일 (全勝一.60.서울도봉구방학동) 씨는 "서울 상계동.잠실과 경기도 평촌.중동등 대규모 아파트 촌이 특히 심하며 흔히 집에서 보던 개미와 달리 매우 작고 붉은색을 띠는 것이 특징" 이라고 설명했다.

全씨는 또 "방역 계약을 맺고 있는 아파트마다 추가로 소독을 요구해 올해는 약품비만 지난해보다 30%정도 더 들었으며 다른 업체들도 상황이 비슷할 것" 이라고 말했다.

제약회사들도 개미 퇴치용 신제품의 수입.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D사는 인체에는 해가 없으면서 곤충의 신경계를 마비시키는 신제품을 수입.판매하기 시작했으며 H.C사도 개미에 특효가 있는 새로운 물질을 개발중이다.

이에 대해 개미전문가 김병진 (金兵珍.원광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82년 이 개미에 대한 논문을 쓸 때만 해도 국내에 흔치 않아 채집에 애를 먹었는데 최근 제약회사등에서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

아직까지 급격히 늘어난 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겨울이 없는 아파트의 따뜻한 환경과 관련이 있을 것" 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집중방역으로 천적인 바퀴벌레가 감소하면서 바퀴벌레의 먹이인 개미가 늘어났을 것" 이라고 추정했다.

또 보건복지부 이덕형 (李德衡) 방역과장은 "개미는 해충으로 분류되지 않아 그 실태나 피해에 대한 조사를 하지 않고 있다.

피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것이 문제가 될 수도 있지만 전염병을 옮기지는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고 말했다.

한편 방역회사들은 비휘발성 석유화학물질을 집안 곳곳에 발라두는 '도포법' 이 가장 효과적이지만 완벽한 퇴치는 쉽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이상언 기자

[ 애집개미 (일명 : 불개미) ]

▶학명 : Monomorium pharaonis Linne

▶길이 : 2~2.3㎜ (국내 130여종중 가장작다)

▶색깔 : 황담갈색

▶수명 : 평균4년

▶습성 : 여왕개미 통제안받고 당분.단백질 좋아함

▶피해 : 사람 물고 피부에 독소남겨 가려움증 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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