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미국, 자녀양육권 가진 나홀로 아빠 증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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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최근 미국 인구통계국이 실시한 조사 결과 자녀양육권을 가지고 홀로 아이들을 키우는 남성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는 이혼하는 경우 여성이 자녀들을 키우는 것이 통념화 되어 있었으나 최근 들어 남성이 자녀양육권을 갖는 경우가 급격히 늘고 있다.

홀아버지가 자녀를 키우는 가정은 70년에는 39만3천정도에서 96년엔 1백86만 가정으로 늘어났고 해마다 10%정도씩 늘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동거중이거나 혼인신고를 하지않은 남성도 포함되지만 이는 소수에 불과하다는 것이 인구통계국의 설명이다.

이러한 세태의 변화는 여성의 사회참여가 늘어나고 가족법·복리후생제도등이 바뀌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아리조나주에 살고있는 래리 로가우는 컴퓨터회사 중역으로 근무하던 아내의 수입이 수위로 일하는 자신의 수입을 훨씬 웃돈다는 것을 알고나선 미련없이 일을 그만두고 집에서 외동아들의 육아에 전념했다.

그는 지난해 아내와 이혼하면서 4살박이 아들의 양육이 문제가 됐을 때도 두말하지 않고 자신이 아들을 돌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아내가 보내주는 양육비로 집에서 아들을 키우며 지내고 있다.

그는 "아내에게는 일이 중요하지만 나에겐 아이를 돌보는 것이 중요한 일" 이라고 말한다.

하버드 법대교수인 로버트 뉴킨 박사는 지난 몇년간 어머니인 여성에 대체로 호의적이었던 가족법에 '상당한 변화' 가 있어 남성들에게도 자녀의 양육권을 맡기는 경우가 늘고있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변화를 반영하듯 미 방송사들은 최근 개편된 가을 프로그램에 자녀를 홀로 양육하는 아버지에 대한 시트콤을 5편정도 선보였으며 프록터 앤드 갬블 (P&G) 사는 홀로 딸을 키우는 아버지들을 위한 사이트를 개설해 사춘기 딸과 대화하는 법등을 소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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