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백화점,정기세일 기선잡기 신경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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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백화점업계의 라이벌인 롯데와 신세계가 이번 가을 정기세일에 들어가면서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두 업체는 종전만 해도 서로 경쟁은 하지만 특별히 사이가 나쁠 것까지는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경품행사.광고등 사사건건 맞대응을 하는등 전에 보지못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공식적인 바겐세일에 들어가기전에 한달 가까이 롯데가 대대적인 사은경품행사로 사실상 세일을 앞당겨 고객몰이를 한 것이 발단이 됐다.

지난 봄과 여름 세일때 고객이 이전처럼 몰리지 않아 이번 세일에서는 어떨까하고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터에 롯데가 치고 나왔으니 신세계가 자극을 받은 것이다.

이에따라 신세계가 30돈짜리를 포함한 황금복돼지 8개 (미아점) 를 비롯해 삼성 29인치 TV 30대 (본점) 등을 내세운 공개현상경품행사를 마련, 롯데에 대응했다.

하지만 롯데는 또다시 쌍용자동차의 체어맨과 무쏘를 각각 1대씩 경품으로 내놓아 신세계에 맞불작전을 폈다.

그러자 신세계백화점은 광고로 승부를 걸기로 하고 주요 일간지에 지면을 확보, 2개면에 걸친 세일광고를 기획했다.

광고대행사 웰콤이 제작한 양면광고는 '신세계백화점 세일에 살 것이 많아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으니 경찰관에게 집 좀 잘봐달라는 풍자어린 내용. 그러나 롯데는 여기에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 으로 대응하는 식으로 즉각 각 신문에 2개면에 걸친 광고로 맞섰다.

롯데가 뒤늦게 광고를 들고와 내어달라고 사정하는 바람에 일부 신문의 경우 이미 제작했던 지면을 헐어내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두 백화점이 이처럼 신경전을 벌임에 따라 자금력이 약한 다른 백화점에서는 "그렇지않아도 불황때문에 세일을 해도 고객이 크게 늘지않는데 이번에는 롯데와 신세계가 경품과 광고대결을 벌이고 있어 고객을 다 뺏기게 생겼다" 며 두 백화점측이 경쟁을 자제해줄것으로 바라고 있을 뿐이다.

유진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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