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성 2호 미·일 대응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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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북한이 장거리미사일인 대포동 2호를 미국 본토를 향해 발사할 경우 즉각 요격 태세에 들어갈 것이라고 여러 차례 밝혔다.

미국은 통상 3단계의 요격 시스템을 가동한다. 우선 대포동 2호가 솟아오르는 단계에서 동해상이나 일본 근해에 배치된 미 이지스함의 SM-3 미사일로 요격하는 방안이다. 다음은 대포동 2호가 대기권을 벗어나 우주 공간에 진입했다가 포물선 궤도를 그리며 떨어지는 중간 단계에서 요격할 수 있다. 알래스카주의 포트 그릴리 기지에 배치된 지상요격미사일(GBI)을 이용한다. 마지막은 대포동 2호가 미국 본토 서부로 근접할 경우 알래스카 인근에 배치된 이지스함들이 다시 SM-3를 발사하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북한이 정말로 인공위성을 쏘아 올릴 경우 미국이 비난은 하겠지만 실제 요격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도 많다. 위성을 떨어뜨릴 경우 북핵 문제를 비롯한 모든 현안이 더 꼬일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도 강경하다. “북한이 발사하는 로켓이 인공위성이라고 해도 요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본은 우선 동해상에 배치된 자위대 이지스함에서 SM-3 미사일을 발사해 북한 로켓을 요격할 계획이다. 북한이 쏜 로켓이나 로켓의 추진체가 일본 본토로 들어 올 경우 2차로 지상에 설치된 패트리엇 미사일(PAC-3) 시스템으로 요격에 나선다. 일본 자위대는 중국·북한이 일본 도심을 겨냥해 미사일을 발사하는 상황을 가정해 지난해 이 같은 2단계 요격 체제 실험을 마쳤다. 그러나 요격이 기술적으로 간단하지는 않다. 북한이 발사하는 로켓이 고도 300㎞ 이상으로 올라가면 요격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지스함에서 발사되는 SM-3가 요격할 수 있는 최고 고도는 200~300㎞가량이다. 지휘 체계도 문제다. 북한이 로켓을 발사하면 불과 5~10분 만에 일본 상공을 지나간다. 이 시간 안에 아소 다로(麻生太郞) 총리가 자위대와 방위성의 보고를 받고 요격 명령을 내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일본 당국은 로켓이 발사되면 자위대가 즉각 요격할 수 있도록 사전 명령을 내려 놓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반발이 변수다. 북한은 로켓을 요격하는 것은 전쟁을 의미한다고 경고했다. 결국 일본 정부의 요격 방침은 북한이 발사를 중지하도록 압박하기 위한 엄포용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요미우리(讀賣)신문 등 일본 언론의 분석이다.

워싱턴=이상일, 도쿄=김동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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