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헬무트 플라이셔 독일 다름슈타트대학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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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학술대회장에는 독일에서 마르크스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헬무트 플라이셔 (71.사진) 다름슈타트대 명예교수도 참석하고 있었다.

- 동독의 붕괴 원인은.

▶사람들은 생산력의 저하로 설명하지만 사실은 근대적 역동성의 저하에 기인한 것이다.

마르크스는 사회적 역동성을 경제적 생산력에 의해서 설명했다.

그러나 사회적 역동성은 인간의 현실적 삶의 문제를 포함하지 않고서는 설명할 수 없다.

- 통독 과정에서 지식인의 역할은 어떠했나. ▶나는 통일 과정에서 동독 지식인의 역할에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기득권을 포기하고 혁명을 주도했기 때문이다.

- 한국에서 다소의 차이는 있지만, 좌파든 우파든 민족주의 가치를 배제하고 통일을 설명할 수 없다.

▶나는 통일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문명화된 사회' 라고 본다.

문명화된 사회란 정치적.관료적.기술적 지식인과 달리 사회적 책임을 공유하는 지식인이 사회의 정당성 기반을 형성하고 권리와 재화가 공평하게 분배되는 사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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