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이강소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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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이강소의 그림속에는 그리면 그릴수록 지워져 보이는 전도 (顚倒) 된 미학이 담겨 있다.

이전의 '오리' 연작도 그랬다.

호수가를 헤엄치는 오리 형상을 연상 (聯想) 해내려는 관람객들에게 그는 호수를 지우고 안개속에 감춰진 오리만을 보여줬다.

오래전부터 현상과 인식이 언제나 말처럼 꼭 맞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갖었기 때문이다.

이번 초대전에는 소재를 섬으로 바꿨다.

그렇지만 그림 속에는 어디에도 섬은 없다.

어느 섬에선가 그가 보았을 법한 작은 꽃.바위등걸.늘어뜨린 가지같은 것들이 희미하게 보일 뿐이다.

그림 뒤편으로 돌아가면 보일 것같은 그의 그림은 평범한 생각을 뒤집어볼 것을 요구하고 있다.

10일까지 노화랑. 02 - 732 - 3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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