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공주 '화합의 결혼'…신랑은 분리주의 심한 바스크 출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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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스페인 공주가 분리주의운동이 극심한 바스크지방 출신 청년과 결혼키로 해 지역화합의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다.

스페인 왕실은 후안 카를로스 국왕의 2녀1남중 둘째딸인 크리스티나 (32) 공주가 프로핸드볼 선수 이나키 우르단가인과 4일 바르셀로나에서 결혼식을 올리기로 했다고 1일 발표했다.

이번 결혼이 뜻깊은 까닭은 예비신랑이 바스크 출신이라는 점외에 식의 거행 장소가 수도 마드리드가 아닌 바르셀로나라는 사실도 크게 작용했다.

두사람이 현재 살고 있는 바르셀로나는 카탈루냐지방의 중심도시. 바스크와 카탈루냐는 5개 지방으로 구성된 스페인내에서도 유난히 지방색이 강한 곳들이다.

이 지역에는 독자적인 정당이 조직돼 있어 자주 중앙정부와 충돌해 왔다.

이같은 상황에서 크리스티나 공주가 바스크 청년과 바르셀로나에서 결혼하게 돼 자연스레 세 지역간 화합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것이다.

크리스티나 공주는 5년전 마드리드의 왕실에서 나와 현재 바르셀로나에서 스페인 최대금융기관인 카이자은행에 다니고 있다.

신랑도 바르셀로나 프로축구팀 계열인 핸드볼팀 선수며 그의 아버지는 바스크 국민당 의원으로서 영향력있는 인사로 통하고 있다.

결혼식장인 바르셀로나성당 부근 거리에는 벌써 스페인.바스크.카탈루냐 3개 언어로 적힌 축하 현수막이 곳곳에 게시됐다.

남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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