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일씨 구출' 비상] 알자지라 방송에 구명 호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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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랍된 김선일씨의 무사 귀환을 촉구하는 한 시민단체 회원이 21일 서울 효자동 청와대 입구에서 "Don’t kill(죽이지 마라)"이라는 피켓을 들고 파병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김성룡 기자]

피랍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정부가 나서서 김씨를 구하라"며 한 목소리를 냈다. 일부 시민단체는 파병반대를 외치는 촛불시위를 벌였으며 이슬람 교인들은 테러 위협에 시달리기도 했다.

◇무사 귀환 기원=김씨의 모교인 한국외대 아랍어과 교수들은 "김씨를 풀어달라는 호소문을 아랍어로 작성, 알자지라 방송에 보내 수차례 방송됐다"고 밝혔다. 이라크 파병반대 비상국민행동(국민행동) 등 시민단체와 시민 800여명은 이날 오후 7시부터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 모여 촛불시위를 벌였다. 참석자들은 김씨의 무사 귀환과 정부의 이라크 추가 파병 중단을 촉구하고 "파병강행은 김선일을 죽이는 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한편 청와대 홈페이지에서 ID가 '대한민국'인 네티즌은 "그 무엇이 자국민의 목숨보다 중요하겠습니까?"라며 파병 철회를 요구했다. 하지만 네티즌 이진용씨는 "다시는 대한민국을 우습게 보지 않도록 백배 천배로 갚아줘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테러 세력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반이슬람 분위기도=한국 이슬람교 중앙회 홈페이지에 ID '한국인'은 "만약 김씨가 죽는다면 자원입대해 이라크에서 눈에 보이는 것은 다 죽여 버리고 올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그런가 하면 김준호씨는 "(이슬람교가) 김선일씨를 위해 나서길 바란다"고 요구하는 글을 게재했다.

'2004 세계태권도문화축제'참가차 방한했다 급성간염으로 입원한 이라크 청소년 국가대표 아크람 하산(17) 도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한국인은 형제처럼 따뜻한 사람들입니다. 신의 이름으로 정당한 일을 한다면 마땅히 한국인을 놓아주고 다른 방법으로 독립운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질을 살려주세요."

서울 한남동 이슬람 성원에서 만난 한 예멘인은 "평화를 추구하는 이슬람 교인들을 테러리스트와 동일시하지 말아달라"며 "억류된 한국인이 빨리 풀려나길 모두 바라고 있다"고 성원의 분위기를 전했다.

임미진.임장혁 기자<limmijin@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xdrag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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