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월드컵축구]"한국잡고 월드컵 간다" 일본 광적 열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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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차범근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지난 7일 일본의 홈 첫 경기인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를 관전한 뒤 "일본의 광적인 응원 열기가 부담스럽다" 고 밝힌바 있다.

일본의 프로축구 J리그가 인기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월드컵 콤플렉스' 에 시달려 온 일본 축구팬들은 이번 예선전에 전례없는 열광적인 성원을 펼치고 있다.

지난 5월 2002년 월드컵 공동개최 기념 친선경기로 치러진 한.일전에는 5만2천4백10명의 관중이 운집, 일본 축구사상 역대 최다 관중수를 기록했다.

이어 4개월 뒤 벌어진 우즈베키스탄전에는 무려 5만4천3백28명이 입장, 3개월여만에 최다 관중기록을 경신했다.

한.일전 티켓을 예매하기 시작한 지난 11일 17분만에 매진돼 28일 한.일전은 다시 최다 관중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경기 1주일 전인 22일부터 광적인 팬들은 도쿄국립경기장 입구에 텐트를 친채 밤을 지새우고 있다.

이유는 단 하나. 좋은 자리에서 '일본이 한국을 꺾는 것을 보기 위한 것' 이다.

일본대표팀의 응원가가 테이프로 발매돼 날개 돋친듯 팔리고 대표팀 경기때마다 무려 3천명이 넘는 대표팀 자율응원단인 '울트라스' 가 대표팀과 같은 유니폼을 입은채 열렬한 응원을 펼치고 있다.

일본의 축구 열기가 왜 이토록 거세어졌을까. 일본 기자들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월드컵 본선 진출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기 때문" 이라고 말하고 있다.

일본이 본선 진출 일보 직전까지 갔던 93년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은 일본을 눈물바다로 만들었지만 본선에 오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줬다는 것이다.

더욱이 신세대 스타로 떠오르고 있는 나카타.니시자와.조 쇼지등은 이미 고비때마다 발목을 잡아온 '한국 콤플렉스' 를 벗고 '한국전 승리' 를 호언하고 있어 일본인들의 자신감을 부추기고 있다.

도쿄 = 신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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