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측 손짓에 신한국당 뒤숭숭…위원장·당료 잇단 탈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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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신한국당 강삼재 (姜三載) 사무총장은 25일 당 사무처 직원들과 점심을 함께 했다.

80여명과의 오찬석상에서 姜총장은 "당이 어려울 때 일수록 여러분들이 흔들리지 말고 합심해 달라" 고 거듭 당부했다.

姜총장은 요즘 동요하는 당 사무처 요원들을 다독거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인제 전경기지사측이 광범위한 영입작업을 전개하기 시작하면서 무엇보다 뒤숭숭해진 곳은 신한국당 사무처다.

이미 이수영 (李秀榮) 중앙당조직국장이 탈당후 李전지사를 돕고 있으며 정만호 (丁萬鎬) 직능위원.여인혁 (呂寅赫) 경기도조직부장등도 당을 떠났다.

李전지사측 윤재걸 (尹在杰) 부대변인은 25일 "신한국당 실무 당직자들중 20여명이 조만간 합류할 것" 이라고 밝혔다.

'이인제 탈당변수' 가 신한국당에 미치는 타격은 이처럼 당 하부조직에까지 스며들고 있다.

사무처 직원들의 동요는 원내외위원장들의 이탈에 버금갈 만큼 심각하다.

이들이 코앞에 닥친 대선에서 실무를 담당해야 할 핵심요원들이란 점에서다.

때문에 대중행보를 선언한 李전지사와는 별개로 李전지사측 조직팀의 신한국당 흔들기는 당 하부조직에서부터 집요하게 전개되고 있다.

물론 현역의원들을 상대로 한 영입작업은 영입작업대로 분주하다.

李전지사는 이번주 들어 짬짬이 시간을 내 초.재선의원들과의 접촉을 부쩍 강화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李전지사가 "정치상황이 빠르게 변하고 있어 곧 창당될 신당은 10월초까지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접촉 결과 나름대로 성과를 자신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특히 李전지사측의 흔들기는 민주계 인사들의 이회창대표에 대한 후보 자진사퇴론 제기 움직임과 맞물려 점점 파괴력을 갖고 있다.

서석재 (徐錫宰) 의원은 이날 "10월10일께면 (사퇴론 공방이) 어떤 형태로든 결론날 것" 이라고 했다.

李대표가 자진사퇴하지 않을 경우 집단행동도 불사할 수 있다는 의미같다.

때문에 李전지사측은 여권의 상황에 따라선 창당시점인 10월 중순을 전후해 식구를 대폭 불릴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창당을 선언한지 10여일이 지나 영입작업에 뚜렷한 진전이 없는데도 李전지사 진영에 낙관론이 감도는 이유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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