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하나로마트' 개점으로 농어촌 중소상인 고사 위기 직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장흥군대덕읍신월리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곽태수 (郭泰洙.36) 씨는 한달전까지 하루 50여만원이던 매출이 요즘 30만여원으로 떨어져 울상이다.

농협이 읍내에 지난달 15일 1백50평의 하나로마트를 개장해 시중보다 10~20% 싸게 팔면서 손님을 빼앗겨 장사가 안되고 있기 때문이다.

도시의 판매시설 대형화 바람이 읍.면지역에도 불어 농어촌의 중소상인들마저 고사 (枯死)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농협이 하나로마트 개설로 이같은 바람을 선도, 중소상인들의 반발이 심하다.

농협 하나로마트는 장흥대덕외에 영광홍농농협이 지난 8일 1백평크기로 문을 열었고 공산품등만 취급하던 연쇄점시절과 달리 야채.과일.수산물등까지 팔고 있다.

또 나주중부농협이 금성동 소방서앞에 신축중인 지하1층.지상3층 건물 지하에 오는 11월20일께 2백50평의 하나로마트를 개장할 예정이다.

20평의 연쇄점을 운영해온 영암농협도 영암읍남풍리의 양곡창고를 활용해 1백50평의 하나로마트를 만들기로 하고 11월 개장목표로 개축공사를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부분 조합원이고 농협에 예.적금을 하고 있는 지역상인들은 "대형매장들이 농협은 살찌울지 몰라도 그 구성원인 조합원을 죽이게 된다" 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농협광주전남본부측은 "판매시설 대형화는 농어촌지역도 피할 수 없는 현실" 이라며 회원농협들에게 보관물량이 없어 놀리는 양곡창고등을 활용해 매장을 신설.확장토록 계속 자금지원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광주 = 이해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