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청도에 PC 기증 하더날…이장·우체국장도 참석 '잔칫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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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남한의 최북단 섬 백령도에서 남쪽으로 대청도 다음에 있는 소청도는 군사분계선에서 불과 9.6㎞떨어진 외딴 섬. 6.25전 북한 점령하에 있었던 지역으로 선착장에서 바라보면 북한 황해도지역의 해안선이 한 눈에 들어와 분단의 아픔이 느껴지는 곳이다.

면적 2.92평방㎞의 소청도에는 초등학교 (분교) 와 중학교가 각각 하나씩있다.

55년 역사의 초등학교는 교사 2명에 학생이 9명, 중학교는 학생 2명에 교사 6명으로 대도시 콩나물 과밀학교와는 정반대다.

초등학교와 달리 중학교는 과목별로 교사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교사가 학생보다 많다.

…섬 방파제 옆 바닷가에서 열린 PC기증식에는 소청도 이용희 (李龍喜) 이장과 소청지서장.우체국장.수협출장소장.면사무소 출장소장.소청보건진료소장 등 마을 기관장이 모여 소청도의 정보화 확산을 축하했다.

기증식은 삼성전자와 삼성SDS 관계자들이 소청분교 김기선 (金基善) 분교주임교사에게 전달하면서 이루어졌다.

삼성전자가 제공한 펜티엄PC '매직스테이션' 은 CPU 1백50㎒.HDD 2.1기가바이트.16배속 CD롬 드라이브 등을 장착한 최신 기종.

…4학년인 귀민이는 다른 어린이들이 교육에 열중하는 가운데 혼자서 게임에만 주력해 눈총 (?) 을 받기도. 인천의 친척집을 찾아갔을 때 그집 아이들이 PC게임을 하는 것이 부러웠다는 귀민이는 단 5분만 비는 시간이 나면 여지없이 게임에 몰두. 6학년 현주는 "그동안 학교에 있는 486 PC로 한글타자 연습을 해왔는데 새로운 PC로 하니 키보드가 부드럽다" 며 좋아했다.

4학년 혜지는 "전자우편으로 친척들에게 소식을 전하겠다" 고 야무지게 말했다.

…삼성SDS는 유니텔ID를 1년간 무료로 제공했다.

하지만 교사들의 고민은 다른데 있었다.

PC통신과 인터넷을 많이 사용할 경우 전화료 부담이 크지 않겠느냐는 것. 이같은 뜻하지 않은 난관에 봉착한 행사관계자들은 "교육부나 한국통신 등에서 낙도나 오지에서 PC교육용으로 사용하는 전화회선의 전화료는 무료로 제공하는 방안이 검토됐으면 좋겠다" 고 입을 모았다.

소청도 = 하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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