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추 "대선후보 누구를 밀까" 갈길 고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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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국민통합추진회의 (통추)가 마지막 선택의 기로에 섰다.

김대중 (金大中) 국민회의.조순 (趙淳) 민주당후보, 이인제 (李仁濟) 전경기지사중 누구를 선택하느냐다.

구성원들간에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려 지난 한달간 의견접근을 시도해 왔지만 결론을 끌어내지 못했던 그들이다.

그래서 통추는 23일 김원기 (金元基) 대표를 비롯, 제정구 (諸廷坵).김홍신 (金洪信) 의원, 노무현 (盧武鉉).원혜영 (元惠榮).김원웅 (金元雄) 전의원등 10여명이 참석한 상집위를 열었다.

주제는 '세대교체' '정권교체' '대선불참' 의 세가지 안중 무엇을 택할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회의결과는 '통추가 연대의 한 주체가 돼 趙후보와 李전지사의 단일화를 이루고 민주제세력 (신한국당 민주계) 의 광범위한 연대를 통해 새로운 정치를 만들어 가겠다' 는 것이었다.

세대교체를 이루되 趙.李씨중 한쪽을 선택하지 않고 하나로 엮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통추는 이어 "우리 역사 최초의 정권교체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는 의견이 강하게 제시됐다" 는 발표도 했다.

김대중후보를 뜻하는 발언이다.

이렇듯 통추는 이날도 모호한 중간입장을 취했다.

현재 정국방향에 대한 의견이 통일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쪽으로 무게를 두는 결론을 내릴 경우 자신들마저 뿔뿔이 흩어져버려 결국 '몸값' 이 떨어질 것을 우려한 고육지책이다.

한마디로 정국변화가 가시화될 때까지 시간벌기를 하겠다는 뜻이다.

때문에 통추 내부에서조차 "3金식의 구태의연한 정치를 청산하겠다던 우리의 기본정신은 어디로 갔느냐" 는 자성 (自省) 론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현재 李전지사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긴 인사들은 제정구의원과 원혜영.유인태 전의원등 소장파가 중심을 이룬다.

諸의원은 지난 20일 김대중후보의 일산자택에서 金후보로부터 "통추가 우리에게 오면 중요한 역할을 맡을 수 있을 것" 이라는 제안을 받았지만 일언지하에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길 (金正吉).박석무 (朴錫武).홍기훈 (洪起薰) 전의원은 김대중후보의 정권교체론에 동조하는 쪽이다.

김원기대표는 유보적인 입장이다.

노무현 전의원은 "이도 저도 아니면 이번 대선에 불참하자" 는 쪽이다.

서로가 제각각이다.

통추는 이철 (李哲) 전의원이 일본에서 귀국 (26일) 한후 오는 30일께 다시 회의를 열어 입장을 조율한다.

그러나 현재로선 통추가 결국 10월말께나 돼서 서로 제 갈길을 찾아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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