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대선 비관론속 동요 확산…노선·후임대표 싸고 갈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신한국당이 위기를 맞고 있다.

집권당 후보가 지지율 3위를 기록하는 사상초유의 상황이 지속되면서 대선승리에 대한 비관론이 확산되는등 당내의 동요는 커지고 있다.

이 영향으로 신한국당은 이회창 (李會昌) 대통령후보를 당총재로 추대하는 9.30전당대회를 1주일 남겨놓은 지금까지 권력구조 개편과 당의 노선및 지도체제 정비, 선거대비 태세 구축등 산적한 현안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정하지 못한채 내홍 (內訌)에 휩싸여 있다.

23일 첫 회합을 가진 중진협의회에서 참석자들은 일제히 현상태를 위기로 규정했으며 권익현 (權翊鉉) 고문은 "정권재창출이 불가능할 수 있다" , 오세응 (吳世應) 국회부의장은 "현재와 같은 정국이 지속되면 국민회의 김대중 (金大中) 총재의 집권은 거의 확실하다" 고 각각 지적했다.

최병렬 (崔秉烈) 의원은 "김대중총재에게 정권을 내주고 야당할 각오까지 해야할 상황" 이라고 지적했고 회의에 배석한 당직자들도 "중앙당이 이렇게 분열되고 안정을 찾지 못한 일은 처음" 이라고 보고했다.

참석자들은 일단 대선준비를 위해 결속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지만 향후 진로를 놓고 '보수대연합 (金宗鎬의원)' 주장과 '문민정부 개혁의지의 계승 (辛相佑.金德龍의원)' 주장이 맞서는등 혼선이 계속됐다.

민관식 (閔寬植).이수성 (李壽成).박찬종 (朴燦鍾) 고문, 김수한 (金守漢) 국회의장, 서석재 (徐錫宰) 의원등은 불참했다.

이와 함께 회의참석자들은 당의 정체성이 분명치 않은 것이 현재의 위기를 초래한 근본적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이회창대표의 후임대표 인선을 둘러싼 당내갈등이 급속 표면화되고 있으며 李대표의 최대 지원세력인 김윤환 (金潤煥) 고문이 이에 대한 불만 표시로 이날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金고문계 의원들은 금명간 전체모임을 갖고 대책을 논의할 예정인데 내부에서 전당대회 불참주장등 강경론이 대두되고 있어 李대표측이 진화에 부심하고 있다.

일부 민주계의원들도 대선승리 가능성이 작아지는 최근의 상황과 당의 보수회귀 성향에 대한 대책논의를 위해 잦은 회합을 갖고 있으며 일부는 김영삼 (金泳三) 대통령의 총재직 이양후 신한국당을 탈당하자는 주장을 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수성고문은 당 일각의 보수대연합 추진구상에 대한 불만등의 이유로 당고문직 사퇴의사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교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