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중국,시장경제체제 전환 본격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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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중국 공산당의 제15차 전국대표대회가 끝나기전부터 외국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중국이 세계최대의 자유시장 경제체제가 되기 위한 거대한 발걸음을 딛고 있다는 평가가 나돌았다.

이번 대회에서 장쩌민 (江澤民) 국가주석 겸 당총서기는 경제개혁에 대한 보고를 통해 중국정부가 사실상 국영기업의 매각을 추진하겠다는 것을 공식화했다.

중국의 국영기업들은 10여년전부터 외국 자본을 유치해왔지만 이번에 당 차원에서 경제개혁을 공식적으로 천명한 것은 외국으로부터 더 많은 투자를 유치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골드만 삭스사는 이번 국영기업 개혁 프로그램을 획기적인 정책전환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뒤이어 중국 금융제도의 전면적인 개편이 뒤따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당국은 대략 1천여개의 대규모 전략산업분야의 기업을 제외한 약 9만9천개에 달하는 국영기업을 매각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은 공식적으로 국유재산의 매각과정에서 공정한 가격을 받을 것이며 전면적인 민영화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많은 투자가들은 개혁작업이 대규모 기업에도 미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 외국투자가들은 중국정부가 은행대출과 증권시장 상장에 제한을 받고 있는 사기업들에 대한 규제를 당장 철폐하지는 않겠지만 보다 공정한 경쟁여건을 조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마도 이번 개혁을 통해 외국의 투자가들은 한몫 잡을 기회를 얻게 될 것 같다.

발빠른 투자가들은 벌써부터 중국에 대한 추가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있을 정도다.

몇몇 펀드매니저들은 현재 40억달러 정도의 자금이 중국내 비상장 기업에 투자되고 있지만 중국이 본격적인 경제개혁을 추진한다면 이 정도는 맛보기 차원에 불과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江주석이 경제개혁에서 보다 진보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소식에 홍콩 투자가들은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중국내 최대의 외국투자자인 홍콩의 뉴월드 디벨롭먼트사는 중국의 국영기업을 사들이기 위한 10억달러규모의 새로운 투자계획을 공개했다.

또 홍콩최대의 부동산재벌인 순훙카이 (新鴻基) 부동산도 중국내 투자를 대대적으로 늘릴 계획을 밝혔다.

7억달러의 벤처자금을 운영하는 프루덴셜 애셋 매니지먼트 아시아의 마이클 퀴회장은 "이전에는 중국내 소규모 창업기업들을 상대로 해 왔지만 앞으로는 보다 큰 기업들을 대상으로 투자할 것" 이라고 말했다.

AIG투자의 한 펀드매니저는 이같은 중국투자붐을 한마디로 '골드러시' 라고 표현하고, 하지만 "이중 얼마나 많은 사람이 노다지를 캘지는 확신할 수 없" 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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