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포스트·영국 인디펜던트 등 세계 일류紙 섹션강화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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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경쟁에는 시작이 있을뿐 끝이란 없다.

중앙일보가 처음으로 국내신문에 섹션시대를 열어 끊임없는 변혁을 시도하듯 세계의 유력지들도 이 시각 '뼈를 깎는' 변신을 계속하고 있다.

탈바꿈의 화두 (話頭) 는 물론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을 앞서 짚어내고 독자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가라" 는 것이다.

서로가 앞다퉈 과감히 컬러를 도입하고, 섹션을 보다 다양화하며, 마감시간을 늦춰 더 새로운 정보를 담기에 바쁘다.

지난 15일 20년만에 과감한 개혁을 시도한 뉴욕 타임스를 비롯, 워싱턴 포스트.프랑스의 르 몽드등 세계 일류 섹션신문들의 신문개편 물결을 소개한다.

[미국 워싱턴 포스트]

뉴욕 타임스와 함께 미국 양대 권위지로 꼽히는 워싱턴 포스트도 최근 일제 컬러 윤전기 세트를 도입하는등 변신에 여념이 없다.

이 신문이 첨단 윤전시설을 도입하는 이유는 두가지다.

우선 1면에 컬러 사진을 실어 얼핏 지루하게 느껴지는 1면을 보다 화려하게 꾸미겠다는게 첫번째 의도다.

멀티미디어의 현란함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에게 한발짝 더 다가서겠다는 포석이다.

다음으로 신형 윤전기가 설치되면 오후9시30분인 현 초판 마감시간을 한시간 이상 늦출 수 있게 된다.

인쇄능력 향상이 마감시간을 더 연장할 수 있는 여유를 주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밤늦도록 모아진 선도 (鮮度) 높은 뉴스를 전달할 수 있게 된다.

워싱턴 = 이재학 특파원

[영국 인디펜던트]

영국의 권위지들도 최근 경쟁적으로 변신을 시도중이나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인디펜던트다.

실제 영국의 더 타임스.가디언등 권위지들은 기사가 깊이 있기로 유명하지만 편집만큼은 대담하고 화려하다.

인디펜던트는 지난 16일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읽기 쉬운 신문' 을 표방, 한술 더 떠 11년만에 편집체제를 완전히 바꿨다.

가장 큰 변화는 1면을 단순화한 것이다.

모든 주요 기사를 1면에 잡다하게 올리던 관행을 버리고 가장 핵심적인 1~2건의 기사만을 실었다.

그리고 그밖의 기사는 주요기사 인덱스 또는 요약기사로 처리하고 있다.

또하나의 변화는 면 구분을 타파한 것이다.

런던 = 정우량 특파원

[독일 베를리너 차이퉁]

요즘 독일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문을 꼽자면 단연 베를리너 차이퉁지다.

베를리너 차이퉁은 통일 이후인 지난 90년 서독 함부르크의 그루너.야르출판사에 인수됐다.

비록 서독의 자본에 넘어가기는 했지만 인수 후에도 상당기간 동독 주민만을 위한 매체로 여겨져 별다른 빛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오스트리아 출신 미하엘 마이어 편집국장이 취임하면서부터 이 신문은 변화의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했다.

미국의 언론자문회사인 디자인 리서치 인터내셔널에서 신문경영을 체득한 마이어 국장은 이 신문의 세계화와 개혁에 착수했다. 동독 공산당기관지에서 세계적 수준의 현재 신문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그는 전문인력 확보와 함께 신문의 레이아웃을 혁신했다.

베를린 = 한경환 특파원

[프랑스 르 몽드]

올해로 창간 52주년을 맞은 프랑스의 대표적 권위지 르 몽드는 창간 반세기를 기해 단행했던 개혁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신문은 그간 제호와 활자의 판형에 변화를 주었다.

면수도 24~28면에서 32면으로 늘렸다.

그동안 고집해오던 흑백 일변도에서 탈피, 경우에 따라 파란색을 섞어 보다 밝은 지면으로 개편했다.

개혁의 물꼬를 튼 르 몽드는 또 '사진 불 (不) 게재' 의 금기를 깨고 인물사진을 수용하는등 시대적 변화요구에 부응하고 있다.

이밖에 이 신문은 개혁후 고용.출판.TV안내등을 본판에서 분리시켜 섹션화를 선도했다.

파리 = 배명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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