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동남아경제 전문가 일본 도쿄고교대 와타나베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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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한국은 발전도상국의 범주에서 벗어났으므로 이제부터는 국제적 기준에 맞는 메커니즘을 어떻게 만들지를 생각해야 한다."

동남아 경제개발 연구의 권위자인 일본의 와타나베 도시오 (渡邊利夫) 도쿄 고교 (東京工業) 대 교수는 '선진국으로의 진입태세' 를 강조했다.

와타나베교수는 19~20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동아시아총합연구소 주최 제2회 동아시아국제포럼 참석차 방한했다.

다음은 와타나베교수와의 일문일답.

- 요즘 한국경제가 여러모로 어렵다고 한다.

원인이 어디 있다고 보나.

"한국은 갖가지 산업을 모두 갖춘 '풀세트' 공업화를 추진했다.

80년대 초반까지의 발전에는 매우 효과적인 방식이었다.

그러나 국제경쟁이 치열해지면 이 구조로는 몸집이 무거워 대응하기 곤란하다."

-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든다면.

"비교우위가 있는 산업을 골라 집중적으로 특화해야 한다.예컨대 전자.철강.승용차등이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또 경쟁력을 저해하는 고비용구조를 해결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 고도기술개발등 생산성 향상이 이뤄지지 않아 남아의 경제발전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은데.

"그렇지 않다. 동남아가 노동.자본등을 집중적으로 투입해 발전을 이뤄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에 한계를 느낀 동남아 각국은 앞으로 발전패턴을 바꿀 것이다.

물론 아직 구조조정이 충분한 것은 아니지만 한창 진행중이므로 이 지역의 성장은 계속될 것이다."

- 동남아 통화위기가 그런 전망을 어둡게 하지는 않나.

"통화위기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본다.

일본을 중심으로 국제통화기금 (IMF) 의 신속한 이 이뤄졌고 각국 정부의 대응능력도 있다. "

- 미묘한 문제지만 한.일간에는 늘 감정문제가 끼어들곤 한다.

"한국은 일본의 기술.자본을 많이 들여와 제품을 생산해 수출했다.

이는 한국의 경제발전에도 도움이 됐다.

경제종속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이를 정치적 관점이나 감정적 차원에서 논하는 것은 센스다. 경제는 어디까지나 경제적 합리성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한.일 양국은 서로 맞서기보다 함께 협력해야 한다.

예컨대 한국의 기술과 일본의 자본을 결합해 중국이나 베트남의 개발사업에 참여하는 것도 바람직한 방법이다."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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