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당 대표회담 성사될까…야당 "이회창 대표만 유리" 당장은 어려울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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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회창 (李會昌) 신한국당대표가 20일 제의한 여야3당 대표회담은 당분간 성사가 어려울 전망이다.

국민회의.자민련 두 야당의 반응이 아직 차갑다.

'정치개혁협상의 지지부진' 을 회담 제의 이유로 든 李대표에 대해 야당은 "바로 그 이유 때문에 회동이 불필요하다" 고 정반대 입장을 밝혔다.

때문에 열흘 남은 정치개혁입법 시한 (이달말) 이 닥쳐서야 윤곽이 잡힐 것같다.

협상시한에는 3당 모두 압박을 받고 있다.

"9월말까지 타결되지 않으면 후속절차 기간 때문에 이번 대선에 적용하지 못한다" 는 중앙선관위의 통첩을 받은 상태다.

李대표로서는 이번이 여당대표로서의 입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인데다 협상이 시한을 넘길 경우 상대적으로 자신에게 돌아올 비난이 더 크다는 점도 감안했음직하다.

그러나 야당은 제의자체를 전술적 차원으로 보고있다.

"여론조사 3위 탈출을 위해 별 수를 다 쓴다" 는게 두 야당쪽 일성이었다.

이인제 (李仁濟) 전경기지사와 조순 (趙淳) 민주당후보를 배제시킨 세후보의 대좌로 천적인 李전지사의 위상을 낮추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다.

거기에다 자신이 만남을 제안하고 리드하는 모습을 보여 추락한 인기도를 만회해 보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것. 때문에 "선뜻 응하는 것은 이용당하는 일" 이라고 생각한다.

더 큰 걸림돌은 정치개혁 협상이 신한국당쪽 때문에 브레이크가 걸렸다는 야당의 시각이다.

지정기탁금제 폐지 (또는 의석별 배분).합동연설회 의무화.선거공영제 확대등 가장 중요한 대목에서 여당이 양보하지 않고 있다는 것. 그러나 김대중 (金大中).김종필 (金鍾泌) 두 총재 모두 회담의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다.

정치개혁 이외에 대선의 공정성 보장등 두루 확약을 받아둘 사안들이 있다고 본다.

혼전정국에서 대화자리를 기피한다는 인상을 줄까 하는 우려도 있다.

때문에 시기가 문제일뿐 세사람이 자리를 같이할 것이란 관측도 상당하다.

다음주초 3당총무에게로 다시 넘겨질 막판 타협이 어느 정도 윤곽을 잡아간다면 협상시한을 전후한 이달말~다음달초께 회동여부가 드러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석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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