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통치 私조직 운영…黨·政·軍 핵심참모 '20인會' 구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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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북한 김정일 (金正日) 은 공식적인 당.정 의사결정 기구보다 핵심 측근들로 구성된 사조직인 '20인회' 를 통해 주요정책과 통치활동을 결정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당국이 파악한 20인회에는 당중앙위 비서 계응태 (桂應泰.공안담당).김국태 (金國泰.간부).전병호 (全炳浩.군수) , 북한군 총정치국장 조명록 (趙明祿).총참모장 김영춘 (金英春) , 장성택 (張成澤.김정일 매제) 당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강석주 (姜錫柱) 외교부 제1부부장, 대남공작 책임자인 강주일 (姜周一.본명 강관주) 사회문화부장이 포함돼 있다.

베일에 싸여있던 김정일의 통치활동 관련 사조직이 구성인물들의 면면과 함께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위 정보당국자는 19일 "김정일이 지난 94년7월 김일성 (金日成) 사망이후 당.정.군의 핵심참모 20명으로 사조직을 결성, 운영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고 밝혔다.

당국자는 "김정일은 이를 통해 부문별 조직과 핵심인물들의 동향을 파악하고 상호 견제와 감시를 통해 권력승계 지연에 따른 과도통치체제의 안정을 꾀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고 말했다.

당국자는 "김정일은 매주 2~3회 사조직을 한자리에 초청, 정보를 보고받고 일종의 정책자문을 구하고 있다" 면서 "이에 따라 공식 당.정 기구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소외돼 있다" 고 말했다.

그는 "20인회에는 중앙당과 정무원.인민무력부.국가안전보위부등 주요 권력기관의 노른자위 인물이 망라됐다" 면서 "특히 각 분야의 2인자인 부부장 (차관) 급 실무책임자가 다수 포함된 것이 눈길을 끈다" 고 강조했다.

관계당국은 김일성 사후 김정일의 통치활동과 관련한 첩보를 면밀히 추적하고 황장엽 (黃長燁) 씨등 고위층 귀순자가 제공한 증언.북한전문가들의 분석등을 통해 최근 '20인회' 의 실체를 밝혀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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