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득층 많은 동네 소주 잘팔려 - 인포네트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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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인포네트 조사 소득이 높을수록 양주나 맥주를 찾고, 낮을수록 소주를 많이 마신다는 통념이 바뀌는 것일까. 고소득층이 많이 사는 지역에서는 양주.맥주뿐 아니라 소주또한 가장 많이 팔린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시장조사 전문업체 ㈜인포네트가 최근 전국 소비자 (조사대상 6천명) 를 주거형태에 따라 15개군으로 나눠 월1회 이상 구입하는 술의 종류를 조사한 결과, 중대형 고급아파트지역 (서울 압구정1동.서초1동.반포3동.부산 중2동등)에서 맥주와 소주의 구입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는 술집에 가서 마시는 빈도가 아니라 슈퍼나 가게등에서 술을 사서 마시는 경우를 대상으로 한다.

특히 압구정1동은 맥주구입률 (82.2%) 과 소주구입률 (57.1%) 이 모두 전체 표본지역 (전국 1백4개동)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 지역의 소주구입률은 다른 술보다 특히 소주를 좋아하는 전통농촌지역인 안동시 풍천면.김천시 개령면.김제시 공덕면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이에 대해 인포네트 최연욱 대리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지역 주민들의 음주 비율이 의외로 높게 나타났다" 면서 "이는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 집에서 술을 많이 사먹는다는 일반적인 인식과는 차이가 크다" 고 해석했다.

한편 양주 (위스키 기준) 구입비율은 가구주의 연령층이 상대적으로 젊고 30.40대 전문직종 종사자가 많은 중형 아파트지역 (서울 개포1동.중계2동.인천 만수4동.과천시 부림동) 이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상가가 밀집해 있고 주상복합건물이 많은 지역에서는 오히려 전체적인 주류 구입비율이 떨어졌는데, 이는 가족단위의 거주인구가 적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한편 도시지역이라도 저소득층 밀집지역이나 월세집이 많은 곳은 소주 구입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으나, 공단.공장 밀집지역은 소주에 비해 맥주를 많이 마시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이밖에 개발 초기단계인 농촌지역을 제외한 농어촌.광산촌 지역등에서는 대체로 소주를 선호하는 비율이 높게 조사됐다.

인포네트측은 "막연하게 알려졌던 '고소득층일수록 소주를 피한다' 는 통념이 이번 조사에서 깨진 것이 이채롭다" 고 말했다.

이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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