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나이웨이 9단, 여류바둑 3관왕 눈앞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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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철녀’ 루이나이웨이(芮乃偉·사진) 9단이 다시 돌아왔다. 한동안 한국을 대표하는 박지은 9단, 조혜연 8단 쌍두마차에 밀리는 모습이던 루이 9단이 여류 명인과 여류 기성에 이어 여류 국수마저 손에 넣기 일보 직전이다. 9일 이하진 4단과 여류 국수전 결승 2국을 두는데 현재 1대 0으로 리드하고 있는 루이 9단이 이 판을 이기면 3관왕에 올라 여자 바둑 천하통일을 이루게 된다. 한국의 젊은 기사들이 ‘루이 아줌마’란 애칭으로 부르는 그는 올해 만 46세다.

꼭 10년 전인 1999년 3월 한국에서 기사생활을 시작한 루이는 이듬해인 2000년 조훈현·이창호 사제를 연파하고 국수전 타이틀을 따낸다. 너무도 막강한 실력 때문에 ‘마녀’로까지 불리던 루이 9단에게 여자 바둑 정도는 어린애 손목 비틀기였다. 그러나 3~ 4년 전부터 기량이 부쩍 늘어난 박지은·조혜연의 협공에 밀려 루이 9단도 준우승에 머무르는 횟수가 잦아졌다. 세계대회에서는 박지은에게, 국내에선 조혜연에게 곧잘 졌다. 바둑 외길을 신앙처럼 지켜온 루이 9단이지만 세월의 힘엔 어쩌지 못하는 듯 보였다. 국내 랭킹도 많이 떨어졌고 한국바둑리그에서도 밀려나야 했다.

그러나 여자 바둑에선 여전히 ‘루이 아줌마’를 당해내기 힘든가 보다. 루이 9단은 올 초 조혜연 8단을 2대 0으로 꺾고 여류 명인을 따내 2관왕이 되더니 이제 여류 국수마저 되찾아 다시금 전관왕의 자리에 올라서려 하고 있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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