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 아이' 피터팬 신드롬 대책을 알아보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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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어린이가 자라 어른이 되는 일은 피할 수 없는 숙명. 이를 거부하고 영원히 어린이로 남으려는 아이같은 어른들. 차림새는 물론 하는 짓도 무책임한 어린이다.

당연히 동년배 사이에서 소외되기 십상이고 고독감과 불안감에 사로잡히기 마련. 문제는 현재의 사회문화적 분위기때문에 이같은 피터팬 증후군 환자들이 점차 증가할 것이라는 점.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대책마련이 필요하다.

서울대의대 정신과 홍강의 (洪剛義) 교수는 "자녀들에게 나이가 들면 누구나 어른이 되고 어른들의 생활은 책임과 의무가 뒤따르는 보람있는 생활이라는 '긍정적인 어른상 (像)' 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며 "특히 청소년들에게 '어른의 생활 = 또다른 좋은 인생길' 이라는 생각을 갖도록 지도해야 한다" 고 조언한다 반 (反) 문화운동으로 히피가 등작했듯 반 (反) 기성세대 심리로 피터팬신드롬에 빠질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즐거운 아동기의 경험을 대변하는 피터팬의 꿈을 갖고 있다고 모두 병적인 것은 아니다.

어린애같은 무책임함으로 인해 일상생활과 대인관계에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엔 문제가 된다.

실제로 이런 아이들은 자라면서 목적의식을 갖고 싫어도 참고 노력해야 하는 공부를 기피함은 물론 어른이 돼서 직업을 가지고 정착해 생활하는 일도 못견딘다.

즉 보호 받기만을 바랄 뿐 남을 보호하는 일은 거부한다.

洪교수는 "공동생활을 시작하는 학동기부터 서서히 어른의 의무인 책임감을 심어줘야 한다" 며 "학업과 교우관계에 문제를 발생시키거나 나이에 맞지 않는 어린애같은 행동이 지나치는 경우엔 아이와 부모 모두 정신과의사의 상담이 필요하다" 고 강조한다.

초등학교 아이라면 대화만으로는 치료가 어려우므로 놀이치료를 병행하고 청소년 이후의 나이엔 장기간의 대화와 부모의 태도변화를 통해 어른이 되는 과정을 익혀야 한다.

황세희 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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