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전당대회 왜 대구서 여나…TK 인기만회 겨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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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신한국당이 오는 30일 새 총재를 뽑는 전당대회를 대구에서 연다.

전당대회를 지방에서 여는 것은 집권당 사상 처음 있는 파격이다.

14대 대선후 당총재직을 맡아온 김영삼 (金泳三) 대통령이 15대 대선을 앞두고 이회창 (李會昌) 대표에게 총재직을 넘겨주게 되는 것이다.

이런 대회를 지방에서 치른다는 건 그만큼 의미가 각별할 수밖에 없다.

신한국당이 이같은 파격을 선택한데는 나름대로 계산이 있다.

李대표의 여론지지도는 병역문제가 정점에 이를때 보다는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불안한 수준이다.

이인제 (李仁濟) 경기지사의 독자행보까지 겹쳐 당은 어수선한 상태다.

한마디로 신한국당 지도부로선 당의 분위기를 쇄신할 필요성을 그만큼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전당대회 대구 개최는 이런 배경을 바탕에 깔고있다.

강삼재 (姜三載) 사무총장은 "변화를 시도하는 당의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려는 뜻" 이라고 말했다.

새롭게 출발하자는 상징적 의미가 담긴 결정인 셈이다.

지방중에서도 대구를 선택한 것도 주목대상이다.

당 실무팀은 지방대회를 염두에 두고 그동안 부산.대구.대전등 3곳을 후보지로 꼽아왔다.

여권의 전통적 기반인 영남권과 李대표의 정치적 기반인 충청권을 대표하는 도시다.

李대표 지지율 하락이 영남권의 흔들림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대구를 최종 선택한 것은 일단 TK지역을 실지 (失地) 회복의 출발지로 삼았다고 볼 수 있다.

두 전직대통령 사면설을 제기하게 된 배경과도 일맥 상통한다.

반면 李대표는 전당대회 전날인 29일 부산지역을 방문할 예정이다.

총재직에서 물러나는 YS의 정치기반인 부산.경남 민심도 의식한 조치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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