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찬회 앞둔 신한국당 주류-비주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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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모든 대통령후보가 그렇겠으나 이회창 (李會昌) 신한국당대표에겐 이번주가 특히 중요하다.

12월 대선 민심 향배에 큰 영향을 미칠 추석연휴 (14~17일)가 시작되기 전에 당내 갈등을 해소하고 흔들렸던 위상을 회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못할 경우 추석이후 지지율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

추석이 지나서도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다면 李대표는 정말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것이다.

李대표측도 이런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당의 결속을 위해 총력을 쏟고 있다.

이런 노력은 8일부터 한층 강화될 것같다.

李대표측은 이날 오전 열리는 당소속 의원.지구당위원장 연찬회를 李대표 위상강화의 계기로 삼을 방침이다.

당내 '불평.불만세력' 에겐 충분히 말할 기회를 주되 후보교체론과 같은 얘기가 나올 경우 그 부당성을 강력 개진, '체제전복' 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깨닫도록 한다는 계산이다.

이를 위해 후보교체론 반박조.야유조등을 대거 동원하는등 상황에 따라선 인해 (人海) 전술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강삼재 (姜三載) 사무총장과 강재섭 (姜在涉) 대표정치특보는 7일 의원.지구당위원장 단속에 전념하는등 연찬회 대비에 만전을 기했다.

특히 姜특보는 온종일 비주류측 인사들을 만났다.

李대표측은 그러나 연찬회에서 '대표중심으로 단결' 이라는 결의안같은 것은 채택하지 않을 생각이다.

불만세력이 적지 않은 현실을 도외시한채 분위기를 일거에 반전시키려고 무리수를 쓸 경우 주류.비주류 충돌등 부작용이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대신 김영삼 (金泳三) 대통령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金대통령은 8일밤 당직자.당무위원등을 청와대로 불러 만찬을 함께 한다.

李대표 측근들은 "대통령이 다시 한번 후보교체론자들을 질책하면서 '李대표 중심' 을 강조할 것인 만큼 불만세력은 얼마 안가 평정되고 말 것" 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비주류를 가볍게 볼 수만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8일 대책회의를 갖고 연찬회에 참석할 예정인 이인제 (李仁濟) 지사측이나 6일밤 모임을 가진 이수성 (李壽成) 고문측은 "정권재창출이 어려워진 상황과 그 책임에 대해 할 말은 하겠다" 고 예고하고 있다.

다만 노골적으로 후보교체를 거론할 생각은 없는 것같다.

"金대통령을 비롯한 여권핵심부가 李대표 지원에 진력하는 상황인데다 현재로선 명분이나 세력상 밀린다고 판단했기 때문" 이라고 李고문측 한 의원은 설명했다.

때문에 일단 추석이후의 민심을 지켜보겠다는게 비주류측 생각이다.

李대표가 추석이 지난후 지지율을 상당 정도 회복하면 후보교체를 주장할 명분은 없어지는 것이므로 李대표를 도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렇지 않을 경우 비주류의 후보교체 시도등 당내엔 다시 한번 분란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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