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바루기] 관공서에 ‘센터’가 넘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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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한글문화연대는 정부 중앙청사 앞에서 ‘동주민센터’ 이름에 반대하는 일인시위를 매일 벌이고 있다. ‘동주민센터’는 동사무소가 바뀐 이름이다. 이 단체는 ‘동사무소’ 명칭을 되찾기 위한 100만 명 서명운동도 하고 있다.

한글문화연대 등 한글 단체의 이러한 노력에도 ‘동주민센터’가 ‘동사무소’로 환원되기는커녕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기관·시설 등에 ‘센터’라는 이름이 오히려 늘었다. 최근에는 ‘데이케어센터(Day Care Center)’라는 것이 생겼다. 주거 밀착형 치매 노인 요양 시설로 노인들을 주야간 보호하는 곳이다.

관공서나 시설 등에 ‘센터’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이뿐이 아니다. 파출소 가운데 민원 상담 위주로 주간에 업무를 보는 곳은 ‘치안센터’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그 외에도 지역아동센터, 취업지원센터, 고용지원센터, 보육정보센터, 행정정보공유센터 등 이루 다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다.

우리말을 보호하고 장려해야 할 정부가 행정기관이나 관련 시설의 명칭에까지 외래어인 ‘센터’를 붙인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센터’뿐 아니라 다른 외래어 이름도 숱하다. 한글단체들의 노력과 국어기본법의 정신이 무색할 정도다.  

배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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